국세청에 소속되어 있는 공무원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일실될 수 있는 거액의 세금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처럼 국고수입을 늘린 공무원들에게 '예산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16개 부처에서 총 104건(재정개선효과 금액 1조3310억원)에 대해 예산성과금을 신청했다.

심사 결과, 이 중 43건(9302억원) 사례에 대해 5억6100만원의 예산성과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창의적 아이디어와 특별한 노력으로 지출절약과 수입증대에 기여한 사례를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관리과 이세연 조사관(7급)이 '놓치는 세금'을 막은 부분은 예산성과금 우수사례로 꼽힌다.

사례를 살펴보면, 네덜란드 법인 A는 국내 사모펀드 B에 국내 C사 주식을 양도하고 B는 양도소득세(양도가액의 10%)을 원천징수해 납부했다. 이후 A사는 한-네덜란드 조세조약 14조에 따라 '한국에 과세권이 없다'는 근거로 비과세 경정청구를 요청했다.

그간 과세관청이 해외중간지주회사의 국내주식양도소득에 대해 고액의 과세처분을 한 사례는 법원에서 전부 패소했다. 그만큼 새로운 과세논리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조사관은 한-네덜란드 조세조약 제5조(고정사업장), 법인세법 제94조(외국법인의 국내사업장)를 적용, 네덜란드법인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구성한 사실을 증명했다. 이후 양도소득 중 국내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률을 산정해서 법인세를 과세한 것이다.

자료제출이 비협조적인 A사의 태도에, 해외 출장을 가서 현지에서 인터뷰를 실시하거나 과세논리를 설득하는 노력을 병행했다. '외국법인이 사업이 전부(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고정된 장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엔 국내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국내 세법을 적극 설명한 것이다.

끈질긴 노력 끝에 국내사업장 귀속 소득금액에 대해 법인세 5179억원을 부과했으며, 조세불복 없이 납부하기로 마무리됐다.

이 밖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북달팽이장터' 개발로 약 9억2000만원의 우체국 택배수익을 늘렸으며, 국토교통부는 터널전광표지판에 교통정보를 추가해 약 5억8000만원 상당 교통정보전광판의 설치비용을 줄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엔 '저출산 극복' 육아 웹툰을 자체 제작하면서 1억6000만원의 재정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