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국세청사.

국세청이 세무조사로 오인되어 납세자들에게 불필요한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용어를 정비하고 사후검증이나 현장확인의 정의, 근거 등을 새롭게 신설해 납세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대대적인 사무처리규정 정비에 나섰다.

국세청은 지난달 29일 개별소비세법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것으로 시작으로 4일에는 법인세 사무처리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으며 이달 중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사무처리규정을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사무처리규정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국세행정개혁TF에서 사후검증과 현장확인 등 신고검증이 세무조사로 오인할 수 있는 우려와 납세자 권리 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시정하라는 권고에서 출발했다. 

사후검증이나 기획점검, 현장확인 등은 세무조사와 달리 신고한 내용이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검증절차이지만 점검범위나 기간 등이 명확하지 않고 과도한 자료제출 요구 등의 우려와 영세납세자의 경우에는 사실상 세무조사로 인식되기 때문에 납세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개혁TF는 납세자 권리침해 소지를 제거하기 위해 사후검증·기획점검 등 현행 신고검증 절차에 대한 개념·요건·방식 등을 세무조사와 명확하게 구분해 세목별 사무처리규정을 정비하고 현장 신고검증 운영 과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을 국세청에 권고했다.

국세청은 권고를 받아들여 현재 사무처리규정 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스타트를 끊은 개별소비세법의 경우 당연경정조사를 서면확인으로 변경되고 입회조사의 정의도 개정되어 수입금액확인, 신고성실도 측정 등의 용어를 '영업실적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으로 실시하는 조사'로 개정했다.

범칙물건이란 용어도 삭제됐으며 순환점검의 경우 '숨은세원 발굴', '성실도 진단'이란 용어를 '세원발굴'이나 '확인하는 절차' 등으로 개정됐다.

현장확인에 대한 정의는 신설되어 '확인대상자의 사업장이나 주소지 등의 장소에 출장해 특정거래나 특정행위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행위 또는 특정 재고자산·고정자산의 실제 존재여부, 수량의 적정여부 등을 확인하는 행위를 뜻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법인세 사무처리규정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개정됐다.

현장확인에 대한 정의는 '세원관리 업무추진이 부적합한 경우' 시행한다는 내용을 '업무수행이 부적합한 경우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시행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됐으며 '신고내용 확인'에 대한 정의와 현장확인 출장의 통제·관리에 대한 규정은 신설됐다.

신고내용 확인이란 '납세자의 자발적인 성실신고를 유도할 수 있도록 신고 안내자료의 반영 여부 등 법인세 신고내용을 검토해 특정 항목이나 유형의 오류 또는 누락 혐의가 있는 법인을 확인 대상자로 선정하고, 서면으로 해명 및 수정신고를 안내하는 방법으로 신고내용의 적정 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를 말한다'는 내용으로 신설됐다.

현장확인 출장의 통제·관리의 경우 현장확인 안내와 권리보호요청제도에 대한 안내를 교부해야 하며 일회성 확인으로 업무를 종결할 수 있는 경우에만 실시하도록 했다.

신고내용 확인에 대한 정의와 절차도 신설됐다.

신고내용 확인의 기본원칙은 납세자 스스로 자기시정의 기회를 부여해야 하며 신고내용을 검토해 오류나 누락혐의가 있는 법인을 신고내용 확인대상으로 선정하되, 지방국세청장(성실납세지원국장)이 승인을 해야 한다.

신고내용 확인 범위는 최근 1개 사업연도의 오류 또는 누락 혐의가 있는 특정 항목이나 유형으로 한정되며 추가 해명요구 없이 업무처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국세청장(법인세과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성실납세지원국장) 승인을 받은 후 대상 사업연도를 확대할 수 있다.

신고내용 확인대상자에 대해선 선정일로부터 2개월 이내 업무를 종결해야 하며 확인방법은 납세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해서는 안 되며 간접확인을 해야 한다. 확인 대상자에게 해명자료 제출을 요구할 때는 15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안내해야 하며 구체적인 혐의내용을 기재해 확인대상자가 다른 내용까지 제출해야 하는 부담을 갖지 않도록 했다.

개별소비세법 사무처리규정의 경우 오는 18일까지, 법인세법 사무처리규정의 경우 오는 20일까지 개정 내용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받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혁TF 권고안에 따라 납세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현장확인과 사후검증에 대한 용어를 순화하고 절차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했다"며 "소득세와 부가세 사무처리규정 등도 현재 작업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