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님, 사랑해요~" = 동대구세무서 직원들이 박만성 대구청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규직원들과의 격의없는 소통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박 대구청장의 팬이 됐다는 전언이다

박만성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지난해 12월 말 취임하고 처음으로 순시에 나선 후, 신규직원들이 열렬한 '팬'으로 변신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대구청 산하 세무서 순시에 나선 박 대구청장이 틀에 얽매인 형식적인 업무보고를 생략하고 신규직원들과의 허심탄회한 '소통'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소식이다.

지방청장이 세무서 순시를 나가게 되면 대개 간부들의 업무보고가 이뤄지고 간부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을 한번 둘러보고 기념촬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박 대구청장은 이런 관례를 확 깨버렸다.

일선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빠듯한 시간에 간부들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티타임을 나누는 시간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에 박 대구청장은 형식적인 업무보고를 대폭 축소하고 업무나 조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신규직원들과의 소통 시간을 가졌다. 선배 국세공무원으로서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업무와 조직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조언을 해주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특히 간담회는 어떤 직원이 참여해 어떤 질문을 할 지 사전에 시나리오를 구성해 진행됐던 것을 과감하게 없애 신규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는 전언이다.

박 대구청장은 신규직원들에게 "성공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며 궁금한 것이 있다면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한다고 조언했고 세법이나 회계 등을 열심히 공부해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간혹 안 좋은 사건이 터져 공무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더라도 항상 국세공무원으로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세무서도 챙기고, 지역경제도 챙기고" = 대구청 산하 세무서를 순시하면서 그 지역의 경제인들도 챙겼던 박 대구청장이 포항상공회의소를 방문해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박 대구청장은 구미와 경산 상공회의소도 방문해 지역경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애로사항들을 경청했다.

신규직원들 입장에선 지방청장이나 되는 높으신 분(?)이 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담스럽지만 박 대구청장 특유의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한 순간에 신규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줘 '볼매청장님'이라는 별명도 생겼다는 후문이다.

처음에는 어려운 상사인 줄 알았지만 대화를 하면 할수록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뜻에서 '볼수록 매력적'이라는 말을 줄여서 부르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신규직원은 "간담회가 각본없이 진행되어 부담이 없었다. 단순한 격려말씀이 아닌 직원애로, 업무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으로 소통을 해서 참 좋았다"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을 해서 직원들 모두 좋아했다"고 말했다.

◆…"꽃으로 변신한 청장님?" = 경산세무서 직원들이 세무서를 방문한 박 대구청장을 꽃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지방청장이 순시할 때 찍는 일반적인 기념촬영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처럼 박 대구청장과 직원들이 격의없이 즐겁게 소통을 하며 사진을 촬영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더불어 박 대구청장은 관리자들에게도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직원이 늘어나면서 인적구성이 변했고 NTIS를 개통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어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역지사지 입장에서 살피고 열린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구청의 모 과장은 "박 대구청장이 부임하고 나서 형식적인 업무보고나 그동안 관례적으로 해왔던 업무들을 과감하게 없애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것을 주문했다"며 "지방청장이라고 하면 국과장들에게도 어려운 존재지만 항상 격의없는 소통을 하며 관리자들을 대하기 때문에 관리자들 중에서도 박 대구청장을 좋아하는 직원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