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근로소득 면세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과세형평성이 무너지고 있어 면세자 비중을 축소할 대책이 절실하지만 조세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상황과 임금상승이 활발한 시기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3일 한국세무사회 주최 '2018년 세법개정의 쟁점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높은 면세자 비중은 국민개세주의에 위반되며 소득세 관련 정책의사 결정의 왜곡을 초래할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병목 연구원은 이날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 관리방안' 보고서를 통해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중은 2009년 40.3%에서 2013년 31.3%까지 하락했으나 2014년 소득공제 방식의 공제제도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48.1%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2016년의 경우 귀속소득 기준으로 43.6%로 내려갔으나 미국(35.8%, 2013년), 캐나다(33.5%, 2013년), 영국(5.9%, 2013~2014년)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면세자 비율을 어떤 식으로 줄이느냐다. 그간 정부도 면세자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세정책을 설정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증세를 했을 때 자칫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보고서는 면세자 비중 축소대안으로 ▲공제제도 고정과 자연 임금상승 ▲근로소득공제 제도 축소 ▲표준세액공제 축소 ▲세액공제종합한도 설정 ▲최저한세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100만명의 근로소득자(2015년 귀속) 자료를 바탕으로 면세자 비중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중하위 소득자를 중심으로 면세자 비중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임금인상(3~4%)에 따른 자연적인 면세자 비율의 감소폭은 3.3~4.0%포인트로 분석됐다. 이 경우 변동 폭은 있으나 매년 지속적으로 면세자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근로소득공제의 축소(70%/40%/15%/5%/2%→65%/35%/15%/5%/2%)의 경우는 면세자 비율을 5.1% 포인트 내리며, 세수도 약 1조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표준세액공제 축소(13→12만원, 10만원)에 따른 면세자 비중 감소폭은 각각 1.3%포인트 3.8%포인트로 1만원당 약 1.3%포인트의 면세자 비중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액공제종합한도를 설정하는 대안은 적용대상 소득수준을 2000만원, 2500만원으로 설정했을 때 각각 8.4%포인트, 5.9%포인트 낮췄다.

최저한세는 면세자 비중 증가를 체계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을 수 있다. 12만원의 최저한세 제도를 도입했을 때 소득 수준에 따라 0.3%포인트(5000만원 초과자)~7.6%포인트(2500만원 초과자)의 면세자 비중이 줄었다.

보고서는 "의미 있는 면세자 비중 증가를 위해서는 4000만원 이하 수준으로 기준소득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각 정책대안들에 장·단점이 있어 정책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다시 말해 소득세제의 운영에 따른 것인지, 소득수준이 낮아서인지 구분해 면세자 비율 축소 정책의 대상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기준 면세 근로소득자는 774만명인데, 이 중 총급여 1500만원 이하 근로자가 전체의 64.9%(503만명)를 차지하는 만큼 이를 고려해 면세자 축소 대상을 설정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전 연구원은 또 "면세점 고정과 임금상승에 따른 면세자 비율 감소는 연평균 2~2.5%에 달하므로 5년 후 2013년 수준인 30% 초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적인 재원조달 필요성이 높지 않다면 점진적인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적인 면세자 축소는 소득세율 구조 정상화와 함께 이루어지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근로소득공제 축소대안은 소득세율 구조의 정상화와 면세자 축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