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국제조세협회(International Fiscal Association)는 세계 각국에서 국제조세를 전공하는 교수, 변호사, 회계사, 기업의 세무담당자, 세무공무원, OECD전문가 등 약 2000여명의 국제조세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다. 

국제조세협회는 세계 연차총회를 회원국 주요 도시에서 매년 개최한다.

국제조세협회 연차총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조세관련 행사일 뿐만 아니라 논의 내용의 질적 수준도 매우 높기 때문에 흔히 '조세분야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이처럼 중요한 세계적인 연차총회를 한국 국제조세협회가 유치,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9월2일(일)~6일(목)까지 개최된다.

뜻깊은 것은, 본인이 한국 국제조세협회의 배려로 학술행사의 첫 순서인 제1주제 회의를 진행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본 칼럼에서는 '일반적 조세회피 방지규정(General Anti-Avoidance Rules: GAAR)'을 주제로 약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될 제1주제의 주요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하고자 한다.

오늘날 많은 나라는 형평(equality)과 조세 부담능력(affordability)를 조세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형평과 부담능력을 완전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세법을 제정하거나 그와 같이 세정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적으로 세법은 일정한 과세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과세가 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납세자들은 세법의 맹점을 찾아 '조세회피'를 시도한다.

그래서 거의 모든 국가들이 조세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세법에 '개별적 조세회피 규정(Specific Anti-avoidance Rules: SAAR)'을 도입했다.

그러나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거래가 나타나고, 경제 활동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SAAR가 예상치 못한 또다른 맹점(loophole)이 생겨나면서 SAAR만으로는 복잡다단해지는 조세회피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만약 SAAR이 조세회피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형평과 부담능력의 반영이라는 조세정책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우선 소득에 맞는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게 되므로, 세부담이 타인에게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국가로서는 당초 걷었어야 할 세금을 걷지 못하므로, 국가 기능에 필요한 재정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정부가 빈곤하게 되거나 재원의 부족으로 국민 개개인이 인간적인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 조세회피 방지규정(General Anti-Avoidance Rules: GAAR)'에 대한 정책적 논의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GAAR를 논의할 때는 과세과정에 관여하는 당사자들인 과세당국, 납세의무자, 법원의 관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각국 고유의 법적 체계와 과세관행 (tax practice)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연차총회 제1주제에서는 ▲합법적절세행위(tax saving)와 조세회피(tax avoidance)의 구별 ▲GAAR의 적용 요건 ▲GAAR의 적용 절차 ▲GAAR의 입증책임 등의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루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