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쟁쟁한 선배 기수들을 제치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으로 '파격발탁'된 김병규 세제실장(사진, 이하 김 실장)의 전례 없는 소통행보가 유관기관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난 26일 대전시 소재 관세청사와 세종시 소재 국세청사를 연달아 방문해 김영문 관세청장, 한승희 국세청장에 '취임 인사'를 한 후 관세청, 국세청 고위공무원들과 티타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장차관급 기관장과 부처 1급 이상 고위직들이 취임 후 국회 등 유관기관을 돌며 취임 인사를 하는 것이 공직사회의 관례. 관할이 넓은 지역 기관장으로 부임하면 워낙에 '신고'를 해야할 유관기관이 많아 취임 후 1달 동안 밖으로 돌아다니느라 일을 제대로 못하는 케이스가 있을 정도.

그동안 기재부 세제실장도 취임 후 국회 등을 돌며 취임 인사를 해 왔지만, 유관기관이자 기재부 산하기관인 관세청과 국세청을 직접 방문해 취임 인사를 한 전례가 없다는 귀띔이다.

다시 말해 김 실장이 관례를 깬 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날 관세청장과 국세청장에게 취임 인사를 한 후 김 실장은 이들에게 '작은 부탁(기재부-국세청·관세청 교류인사 개선)'도 하고 돌아왔다는 전언이다.

기재부 인사과장을 지낸 경력을 가진 김 실장은 평소 기재부 세제실과 관세청, 국세청간 폭넓은 교류인사를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김 실장의 행보는 자신이 임명 직후 밝힌 '화합과 협업'을 중시한 업무 철학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세수를 비롯 조세개혁 문제가 주요한 국정과제로 떠오른 만큼 기재부 세제실이 '상급기관' 지위를 내려놓고 국정과제 수행에 보조를 맞출 유관기관들과 관계를 튼실히 만들어 현안 업무들을 풀어나가겠다는 의중을 전달하기 위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실장의 행보에 국세청과 관세청 안팎에서는 '역대 세제실장과는 다른 행보가 신선하다. 앞으로 기관간 유대관계가 돈독해질 것 같다'는 등 호평이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김 실장은 조만간 법제처도 방문해 조세법 입법 과정에서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