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 등 위법·부당한 세무조사를 당한 납세자가 지방국세청 또는 일선 세무서 세무조사 담당 국세공무원 등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창남 글로벌조세정책연구회장(월드텍스연구회장, 강남대학교 교수)는 지난 26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이종구·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세무학회, 한국납세자연합회, 한국조세정책학회, 재무인포럼, 글로벌조세정책연구회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세청법' 도입,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안 회장은 "국세청장을 역임한 분들 중 몇 분이 구속 됐는데 이는 세무조사 중립성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 확보를 위해 안 회장은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권과 실시권을 분리하고 국세공무원의 정년 보장, 정치적 세무조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 국세청장 외부인사 임용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안 회장은 "상관의 부당한 지시를 하위직이 거부할 수 있는 장치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했으면 한다"며 "즉 위법·부당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했다면 납세자는 국세공무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위직 국세공무원이 상관의 세무조사를 거부할 수 있는 소위 '비빌 언덕'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이 국세공무원을 옥죄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보호를 하기 위한 장치다"라며 "부당한 세무조사를 했을 때 납세자가 지방청장, 세무서장에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면 국세공무원이 (부당한 세무조사 지시를)거절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밝혔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과 관련해선 "세무조사 대상 선정권한과 세무조사 실시권한을 명확하게 분리해야 한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권은 국세청장이 갖되 조사권한은 현재처럼 지방국세청장과 세무서장이 갖도록 해야 한다. 국세청장이 세무조사를 지시하는 등 실시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있어서 국세청장의 외부인사 임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더 효과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국세공무원들의 정년 보장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세무조사와 관련해 국세공무원은 전문적이어야 한다. '형사 콜롬보'처럼 탈세기업에 대해 정확하게 외과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법원의 경우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고등법원장을 마친 후 다시 부장판사로 내려가 재판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국세공무원들도 (자신이)세무조사 베테랑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방국세청장을 하고 나서 다시 세무조사 업무를 맡아 수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세청법 도입과 관련해)세무조사 선정권과 실시권 분리, 국세공무원 정년 보장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