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국세청의 과세처분이 '득'보다는 '실'이 많은 모양새다.

납세자는 '세금이 불합리하다'며 조세불복을 제기하고 있는데, 청구 세액이 커질수록 납세자가 이기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서다. 국세청이 고액 소송 승소율을 높이기 위해 송무조직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26일 조세심판원의 조세심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세 기준(재조사 포함)으로 조세심판청구세액 '1000~5000억원' 구간의 인용률은 100%였다. 4건의 심판청구가 제기되는데, 이 중 3건(재조사 1건)에 대해 국세청이 패했다. 

청구세액이 클수록 과세처분의 '절반'은 납세자가 이겼다.

실제 '100~200억원' 구간의 인용률은 56.4%였고, '200~500억원', '500~1000억원' 구간의 인용률도 각각 55.0%, 50.0%를 기록했다.

대체적으로 전체 평균(27.3%)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표면적으로 고액 심판청구의 패소율이 높은 데는 부실과세와 송무능력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민간 조세소송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전문 변호사 채용을 더욱 늘려 송무분야 전문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0억원 이상의 고액 사건 중 조세불복이 가장 많았던 구간은 '10~50억원'이었다. 이 청구세액 구간의 심판청구는 653건으로, 이 중 428건에서 141건이 인용(45.1%)됐으며, '50~100억원' 구간의 인용률도 45.6%로 비슷했다.

반면 청구세액이 적을수록 고액에 비해 인용률은 낮게 형성됐다. 청구세액 3000만원 미만의 인용률은 14.3%였다. 전체 청구세액 구간에서 이 구간의 조세불복 횟수(2052건)가 가장 많았다.

'3000만원~1억원' 구간의 인용률은 29.5%로, 전체 평균(27.3%)을 약간 웃도는 수치였다.

관세 관련한 심판청구 사건도 이 같은 추이를 보였다. 인용률이 가장 높았던 청구세액 구간은 '100~200억원'으로, 이 구간의 인용률은 무려 83.3%였다. 3000만원 미만 청구세액 사건의 인용률이 60.0%로 뒤를 이었으나, 대체적으로 고액 사건에서 인용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