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납세자들과 맞붙는 세금전쟁(조세불복)에서 패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세수 확보'라는 과제를 달성하고자 무리하게 징세행정을 펼친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부실과세 비율을 낮추고자 세무조사 결과를 심의하는 전담팀을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다지 큰 소용은 없는 모양새다. 

23일 조세심판원의 조세심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내국세 심판청구 건수는 6387건으로, 이 중 5116건(80.1%)이 처리됐다. 납세자들의 세금 불만 사례는 1년 전(5981건)보다 406건이 더 많았다.

문제는 국세청의 과도한 재량적 징세행정으로 인한 부작용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인용률(납세자 승소율)은 27.3%였는데, 1년 전에 비해 3.2%포인트 올라갔다. 납세자가 부당하게 세금을 부과 받았다고 불복을 제기한 10건 중 3건에 대해 세금을 환급해준 셈이다.

앞서 지난 2014년부터 국세청은 현장 세무조사와는 별개로 조사심의를 전담하는 조직(조사심의 전담팀)을 각 지방국세청별로 운영하고 있다. 무리한 과세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도의 실효성 자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실 과세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곳은 광주지방국세청이었다.

작년 광주국세청의 인용률은 32.0%로, 전년(2016년, 11.8%)보다 크게 뛰었다. 광주국세청은 지난해까지 광주국세청은 지방국세청 가운데서 가장 낮은 인용률(11.8%)을 기록했던 곳이다. 그만큼 꼼꼼한 과세처분이 이루어지 않았다는 점을 반증한다.

광주국세청에 이어 30%대의 인용률에 진입한 곳은 대전지방국세청(30.6%)이었다. 

특히 내국세 수입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서울·중부지방국세청의 인용률은 전체 내국세 평균(27.3)을 상회하거나 근접해져 과세품질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중부국세청의 작년 인용률은 26.5%, 28.0%로 집계됐다. 서울국세청은 1년 전(27.4%)보다 0.9% 포인트 내려간데 반해, 중부국세청은 3.5% 포인트 올랐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부국세청은 부실과세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었다.

작년 기준으로 부산지방국세청은 지방청 가운데서 인용률(24.4%)이 가장 낮았으며, 이어 대구지방국세청은 24.8%의 인용률을 기록했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다수의 동일 쟁점 사건이 인용되는 등의 이유로 (조세심판)인용률이 다소 높아진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부실과세 방지를 위해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