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희 국세청장(가운데)과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들이 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22일 서울지방국세청사에서 올해 첫 회의를 개최, 금년도 국세행정 운영방안, 국세행정 개혁 TF 권고사항, 국세정보 공개 확대 추진방안 및 세무조사·신고검증 운영방향 등 주요 현안과제에 대해 논의·자문했다고 밝혔다.

이필상 국세행정개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세청은 납세자들이 본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정을 더욱 신중히 운영해야 하고 세무조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국세청이 지향하는 납세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에 기반한 수평적 협력행정의 패러다임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 세무조사 근절 방안 등 국세행정개혁TF에서 마련한 개혁과제들의 이행상황을 점검해 주기적으로 개혁위에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국세행정개혁TF는 5개월 간의 논의 끝에 지난달 29일 총 50개의 국세행정 개혁과제를 공개했다.

TF는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등 과거 세무조사가 조사권 남용 등 정치 세무조사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납세자보호위원회,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등을 통해 세무조사 운영에 대한 견제·감독을 강화하고 세무조사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하는 방안의 법제화를 추진하도록 권고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고위인사 등 타 부처 고위공무원이 국세공무원에게 세무조사와 관련해 부당한 지시나 압력을 가했다면 형사처벌을 받는 조항은 신설한다는 것이다.

조사과정에서 조사공무원들이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과세처분에 대한 사전 적법성 검토를 강화하고 체계적인 조사기록 방안 마련하는 한편 조사 진행과정을 조사대상자가 볼 수 있도록 홈택스에 공개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국세청은 TF의 권고안을 검토한 뒤 시행이 가능한 것은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세행정위원회는 앞으로 국세청이 TF 권고안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보고받는 역할을 하게 된다.

"비정기 세무조사 비중, 올해 40%로 축소"

국세청이 정치 세무조사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던 비정기 세무조사의 비중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비정기 세무조사는 5년마다 이루어지는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탈세 혐의 등이 있는 경우에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수시 혹은 특별 세무조사로 올해는 비정기 세무조사의 비율을 40% 정도 수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비정기 조사 비중은 지난 2015년 49%에서 2016년 45%, 지난해 42%로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

또한 전체 조사건수는 점차 줄여나가고 성실 중소기업에 대한 간편조사를 확대하는 한편 혁신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 등을 통해 조사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다만 고의적·지능적 탈세에 조사역량을 집중해 성실신고 유도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정항목에 대한 신고검증도 예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실시하면서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규정화하고 절차를 엄격히 통제하는 등 공정·투명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국세청은 납세자들의 성실신고를 위해 빅데이터 기반 세정시스템을 구축해 맞춤형 신고안내 등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고 탈세혐의 분석 고도화 및 국세정보 제공 확대 등 세정의 과학화와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정보화전략계획 수립 및 업무재설계를 실시하고 내년에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모바일 AI 세무비서'를 개발해 납세자의 생애·사업주기별 맞춤형 도움자료 및 지능형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국세청 정보' 공개범위 확대…대기업 탈세 조사 강화

국세청은 국민들이 국세청이 보유한 정보를 공익목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국세정보의 공개범위를 전향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책 수립·집행 등을 위해 관련 기관에서 과세정보를 요청하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제공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제공할 수 없었던 과세정보 제공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법률개정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정보의 제공방식, 제공범위 등을 전면 혁신하여 선진국 수준의 수요자 중심 통계생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세통계 공개를 획기적으로 확대한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통계전문가 1명이 각 담당 국실에서 생산한 자료를 통계내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선해 국세통계개발TF를 운영하고 통계학, 경제학 등 분야별 전문가를 확보키로 했다.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이용할 수 있는 국세통계센터를 올 상반기 중에 세종에 설치해 국세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에 설치한 센터의 운영결과가 좋으면 권역별로 센터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 국세청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가상통화에 대한 과세기준을 마련하고 대기업 등의 차명재산 운영 및 해외 현지법인과 이전가격 조작, 대재산가의 변칙 상속·증여,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등 지능적 탈세는 조사역량을 집중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대기업·대재산가의 지능적 탈세와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치밀하게 계획된 역외탈세 등에 대해서도 조사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불법 대부업자 등 민생침해 사업자 및 무자료 거래가 관행화된 고질적 유통질서 문란업종에 대해 집중 조사를 실시하고 ERP 분석기법 표준화 등 포렌식(Forensic) 기법을 개발해 포렌식 현장지원을 강화해 과학적인 세무조사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은 신고검증도 전년 대비 10% 감축하는 등 예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운영하되, 사전 신고안내를 받았음에도 이에 불응한 납세자 위주로 검증을 하고 영세납세자는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