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가가치세법(2013년 7월)에 이어 소득세, 법인세법도 납세자의 눈높이에 맞게끔 알기 쉽게 고쳤다.

그동안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세법조문을 조세이론과 과세체계에 맞춰 정리하거나, 복잡한 서술형 조문에 표와 산식을 넣는 등 납세자들이 세법을 이해하기 쉽도록 새롭게 개편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가 조세제도의 이해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납세협력비용이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일 국무회의를 열고 알기 쉽게 새로 쓴 소득세·법인세법 전부개정안을 각각 의결했다.

세법을 새로 쓰는 작업은 기획재정부 세제실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1차로 부가가치세법은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앞서 새로 쓴 소득·법인세법은 2013년 12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19대 국회 회기 만료로 2016년 6월 폐기되어 그간의 개정 사항을 반영해 다시 제출한 것이다.

◆…사진은 기장세액공제 계산 조문 개정 전후.

세법 조문 어떻게 바뀌었을까

새로 써진 세법은 조문을 찾아보기 쉽게 손질됐다.

현행 소득세법에선 거주자의 종합소득과 퇴직소득을 하나의 장에서 규정하고 주제별(비과세, 과세표준 계산 등)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를 거주자와 비거주자, 원천징수로 편제를 재구성하고 소득종류별로 과세대상, 과세방법 등을 구분해서 규정했다.

복잡한 서술형 조문은 표와 산식으로 표현했다. 가령, 기장세액공제를 계산하고자 할 때 현재는 길게 나열된 글 때문에 읽기조차 힘들었는데, 쉽게 쓴 세법에선 산식을 넣어 이해도를 높였다. 

자주 사용하는 주요 영어는 정의 규정에 새로 넣었다. 임원, 직원, 조세조약, 증권시장 등 9개가 추가됐다. 또, 종합소득을 구성하는 소득의 열거순서를 납세자 수와 조문이 많은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을 먼저 열거하도록 했다.

◆…사진은 중간예납 조문 개정 전후.

법인세법을 살펴보면 긴 조문을 단순화 시킨 부분이 눈에 띈다. 현행 중간예납 규정은 891자로 구성되어 가독성이나 납세자의 이해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새로 쓴 세법은 중간예납 조문을 3개로 분리하고 중간예납 방법을 구분시켰다.

또한 종합과세와 분리과세가 함께 규정되어 있던 외국법인의 소득에 대한 법인세 관련 규정을 종합과세·분리과세 체계로 구성하고 과세방법을 개관하는 조문을 새로 만들었다. 이 밖에 자주 사용하는 주요 용어인 시가, 특수관계인, 임원, 직원 등 12개를 정의 규정에 추가했다.

정부는 이달 중 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회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법 개정 취지와 주요 내용 등을 설명하면서 조속한 입법화를 위해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득·법인세법이 개정되면 국세기본법, 상속세·증여세법 등의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