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세무조사 개혁안 접한 국세청 직원들 반응이…	2018.02.08
적폐 청산과 함께 국세청의 새로운 길 모색을 목적으로 지난해 8월 출범한 국세행정개혁TF(이하 TF)가 내놓은 일련의 국세청 개혁방안(권고안)을 놓고 국세청 내부 직원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지난달 29일 5개월 동안 이어진 활동을 마친 TF가 권고한 개혁방안의 핵심 중 핵심은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 등 조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세무조사 관리감독 체계를 개편하고 타 부처 고위공무원이 세무조사와 관련해 부당한 지시나 압력을 행사했을 경우 형사처벌 할 수 있는 규정을 법제화하는 내용이다. 세무조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서 본청에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신설, 조사대상 선정의 적법성이나 위법·부당한 세무조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심의하고 조사공무원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절차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내놓았다. 조사공무원의 무리한 과세를 막기 위해 성과관리(BSC) 평가 시 조사실적(추징세액) 비율을 축소하고 조사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해 법정기간 내 철저히 보존하도록 하는 안, 조사업무 매뉴얼에 세무조사 절차를 상세하게 규정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안 등을 권고했다. 국세공무원이 부당한 세무조사 지시나 압박을 받았다면 본청 감사관실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태광실업이나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조사권 남용 사례로 규정한 TF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세무조사의 재발방지를 위해 확실한 대안 마련이 필요했겠지만 이를 접한 국세청 직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TF가 내놓은 '세무조사 개혁방안'이 생각보다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 직원들의 불만이 가장 많이 표출된 권고안은 세무조사 절차 강화 부분이다. 조사를 받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조사과정에서 조사공무원이 위압적이거나 혹은 부당·위법한 행위를 했을 때 문제제기를 해야하지만 혹시 모를 후환(?)이 두려워 현실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조사공무원 스스로 조사 절차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는 다들 공감하지만 규제만 강화해서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이제는 '비선호부서화' 되고 있는 조사국에 대한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조사국의 경우 정시퇴근은 커녕 매일 야근을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센 데다 비정기조사의 경우 현장에서 해당 업체와의 갈등이나 마찰 등 리스크 요인이 많지만 실적을 확실히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빠른 승진을 거머쥘 수 있다는 장점이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가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사절차나 과세품질, 불복제기 등에 대한 규정이나 평가가 까다로워지는데다 감사원 감사 시 과세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을 경우 오히려 승진에 불이익이 가해지는 등 불안요인이 증대되면서 비선호부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절차나 과세품질 강화는 지금도 조사국 직원들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납세자 권리보호 측면에선 맞지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한다"며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조사국은 힘든 업무에도 승진이 빠르다는 이유로 갔지만 최근에는 한 번 삐끗하면 승진대상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제대로 과세를 못하면 감사원 지적을 받고 나중에 불복소송 과정에서 패소하면 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 컴퓨터처럼 정확하게 과세를 해야한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조사국을 기피하는 원인"이라며 "지금도 조사절차는 굉장히 강화됐다. 여기에 또 다른 부담이 생기면 조사국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세공무원이 세무조사와 관련해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면 의무적으로 감사관실에 신고하도록 한 안에 대해선 더욱 부정적이었다. 만약 지방청장이나 국세청장 등 고위직이 조사직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면 이를 어떤 간 큰 직원이 본청 감사관실에 신고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국세청 직원은 "실제 이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누가 용감하게 보고를 하겠냐"라며 "부당한 지시나 압력은 본인이 알아서 거절을 해야하는 것이 맞지, 인위적으로 신고하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지금도 비슷한 제도가 있지만 신고하는 직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법제화하고 안 하고의 차이지만, 이를 누가 지키겠느냐. 신고했다가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법제화된다고 해서 이를 활용하려는 직원들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뜻 보면 국세청 직원들이 세무조사와 관련한 많은 청탁을 받는 것인양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실제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며 "높으신 분들에게 하는 청탁이 효과가 있지 직원들에게 해서는 별 소용이 없다. 신고제도 대상은 직원들이 아니라 고위직들이다"라고 촌평했다. 오히려 활발하게 활용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직원은 "요새 검찰의 서지현 검사처럼 자기 할 말을 하고 사는 젊은 직원들이 많다. 극히 일부겠지만 이런 제도가 마련되면 자기 목소리를 내려하는 직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공무원들이 성과평가 시 조사실적(추징세액) 비율을 축소하는 안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과세논리가 애매함에도 추징실적 때문에 과세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실적부담을 낮춰주는 것은 좋은 방향인 것 같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직원은 "조사가 끝났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불복 등의 문제들도 있는데 조사건수 부담이 많으면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가 힘들다. 이런 부담도 같이 줄여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무조사 개혁안 접한 국세청 직원들 반응이…

2018.02.08

적폐 청산과 함께 국세청의 새로운 길 모색을 목적으로 지난해 8월 출범한 국세행정개혁TF(이하 TF)가 내놓은 일련의 국세청 개혁방안(권고안)을 놓고 국세청 내부 직원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지난달 29일 5개월 동안 이어진 활동을 마친 TF가 권고한 개혁방안의 핵심 중 핵심은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 등 조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세무조사 관리감독 체계를 개편하고 타 부처 고위공무원이 세무조사와 관련해 부당한 지시나 압력을 행사했을 경우 형사처벌 할 수 있는 규정을 법제화하는 내용이다.

세무조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서 본청에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신설, 조사대상 선정의 적법성이나 위법·부당한 세무조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심의하고 조사공무원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절차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내놓았다.

조사공무원의 무리한 과세를 막기 위해 성과관리(BSC) 평가 시 조사실적(추징세액) 비율을 축소하고 조사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해 법정기간 내 철저히 보존하도록 하는 안, 조사업무 매뉴얼에 세무조사 절차를 상세하게 규정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안 등을 권고했다.

국세공무원이 부당한 세무조사 지시나 압박을 받았다면 본청 감사관실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태광실업이나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조사권 남용 사례로 규정한 TF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세무조사의 재발방지를 위해 확실한 대안 마련이 필요했겠지만 이를 접한 국세청 직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TF가 내놓은 '세무조사 개혁방안'이 생각보다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국세청 직원들의 불만이 가장 많이 표출된 권고안은 세무조사 절차 강화 부분이다.

조사를 받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조사과정에서 조사공무원이 위압적이거나 혹은 부당·위법한 행위를 했을 때 문제제기를 해야하지만 혹시 모를 후환(?)이 두려워 현실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조사공무원 스스로 조사 절차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는 다들 공감하지만 규제만 강화해서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이제는 '비선호부서화' 되고 있는 조사국에 대한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조사국의 경우 정시퇴근은 커녕 매일 야근을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센 데다 비정기조사의 경우 현장에서 해당 업체와의 갈등이나 마찰 등 리스크 요인이 많지만 실적을 확실히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빠른 승진을 거머쥘 수 있다는 장점이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가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사절차나 과세품질, 불복제기 등에 대한 규정이나 평가가 까다로워지는데다 감사원 감사 시 과세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을 경우 오히려 승진에 불이익이 가해지는 등 불안요인이 증대되면서 비선호부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절차나 과세품질 강화는 지금도 조사국 직원들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납세자 권리보호 측면에선 맞지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한다"며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조사국은 힘든 업무에도 승진이 빠르다는 이유로 갔지만 최근에는 한 번 삐끗하면 승진대상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제대로 과세를 못하면 감사원 지적을 받고 나중에 불복소송 과정에서 패소하면 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 컴퓨터처럼 정확하게 과세를 해야한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조사국을 기피하는 원인"이라며 "지금도 조사절차는 굉장히 강화됐다. 여기에 또 다른 부담이 생기면 조사국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세공무원이 세무조사와 관련해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면 의무적으로 감사관실에 신고하도록 한 안에 대해선 더욱 부정적이었다. 만약 지방청장이나 국세청장 등 고위직이 조사직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면 이를 어떤 간 큰 직원이 본청 감사관실에 신고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국세청 직원은 "실제 이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누가 용감하게 보고를 하겠냐"라며 "부당한 지시나 압력은 본인이 알아서 거절을 해야하는 것이 맞지, 인위적으로 신고하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지금도 비슷한 제도가 있지만 신고하는 직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법제화하고 안 하고의 차이지만, 이를 누가 지키겠느냐. 신고했다가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법제화된다고 해서 이를 활용하려는 직원들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뜻 보면 국세청 직원들이 세무조사와 관련한 많은 청탁을 받는 것인양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실제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며 "높으신 분들에게 하는 청탁이 효과가 있지 직원들에게 해서는 별 소용이 없다. 신고제도 대상은 직원들이 아니라 고위직들이다"라고 촌평했다.

오히려 활발하게 활용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직원은 "요새 검찰의 서지현 검사처럼 자기 할 말을 하고 사는 젊은 직원들이 많다. 극히 일부겠지만 이런 제도가 마련되면 자기 목소리를 내려하는 직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공무원들이 성과평가 시 조사실적(추징세액) 비율을 축소하는 안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과세논리가 애매함에도 추징실적 때문에 과세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실적부담을 낮춰주는 것은 좋은 방향인 것 같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직원은 "조사가 끝났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불복 등의 문제들도 있는데 조사건수 부담이 많으면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가 힘들다. 이런 부담도 같이 줄여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