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
비트코인, 리플 등 가상화폐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 거래 이익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선 거래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은 2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조세정책학회(학회장 오문성) 주최 토론회에서 '가상통화의 과세문제'라는 주제로 발제를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장 팀장은 이날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한다면 무엇을 보고 과세관청이 감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납세자가 양심에 따라 신고를 하면 과세가 가능하지만 납세자의 양심에 기초해선 제대로 된 과세가 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세무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구체적으로 과세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성실납세가 가능한데, 익명성을 기본개념으로 하는 가상화폐의 특성상 과제자료가 나올 수 있는 곳은 거래소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팀장은 "납세자의 자금을 개별적으로 추적하는 것도 과도한 행정력 낭비"라며 "거래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드러나고 실명을 거래소가 과세관청에 제공했을 때만 과세할 수 있는 베이스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거래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 팀장은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시점과 납세지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법정통화의 경우 통화 수취시점에 과세가 필요한데, 법정통화가 아닌 경우 현금화 되거나 거래가 완료되는 시점에 과세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비거주자가 국내 거래소를 이용해 가상통화 관련 이익을 취득한 경우 조세조약상의 적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개인 소득세…실제 과세 가능할지도 의문
장 팀장의 발제 뒤 이어진 토론에서도 가상화폐와 관련한 각종 과세 문제가 쏟아져 나왔다.
안연환 세무사(전 세무사고시회장)는 각국이 부가가치세는 과세하지 않고 법인세는 대부분 과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문제는 개인소득세에 대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개인이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행위에 의해 거래하면 사업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면 되지만 우발적이고 일시적이면 사업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안 세무사의 설명.
그는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것도 만만치 않지만 복권당첨이나 슬롯머신 등 우연소득의 경우 기타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다면서, 좀 더 나아가선 가상화폐를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으로 나눠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양도소득세로 과세하는 방법이 있지만, 가상화폐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인지 판단부터 해야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양도세로 부과할 경우 매매차익 계산 방법도 문제라고 전했다. 안 세무사는 "외환 차익이나 채권 차익은 과세 안하는데 이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있고 무신고나 과소신고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할 때 평가문제가 따르는데 초단위로 바뀌는 가상화폐 특성상 이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월공제 문제"라면서 "종합소득세에 대해선 결손금이 발생하면 이월해서 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양도소득세는 이월공제가 안 된다. 이는 가상화폐를 양도세로 과세할 경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규안 숭실대학교 교수는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상화폐에 대한 개념정의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개인의 경우 양도소득세, 법인의 경우 법인세로 과세하는 방향이 나오는데, 과세가 현실적으로 가능할 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심플한 것은 거래세 과세지만 세법체계에 맞지 않다는 비판 때문에 양도세로 거두려는 듯하다"면서 "양도세로 과세 하려면 소득세 특성이 열거주의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가세는 과세가 안 되는 쪽으로 하는 방향이 맞다. 이 부분은 크게 논란이 안 될 듯하다"며 "양도세 과세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거래세도 검토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전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이런 논의 한다는 게 단순 통화 개념보단 재산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따라서 상증세도 과세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 교수 역시 과세를 위해선 가상화폐 거래소를 합법화해야 한다면서 "과세에 대한 문제는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갈 필요가 없다. 일본도 과세방향을 정했지만 본격적인 과세는 아닌 것으로 안다. 우리도 검토하고 기본적인 방향을 잡아가되, 굳이 어떤 소득으로 할 지 지금부터 구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블록체인 관련 전문가로 참석한 이군희 서강대학교 교수는 "조세 문제는 가상화폐를 어떻게 볼 것인지 근본적인 문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종환 (주)블로코 대표이사는 "정부는 세금이 공평한가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공정한 룰을 안내 할 것이고 학습이 부족하면 학습을, 과세가 필요하면 공정한 과세를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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