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증여 수단으로 대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를 악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7개 세법의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 오는 29일까지 부처협의·입법예고를 마무리하고 이후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대상은 특수관계법인 거래비율이 정상거래비율을 초과하는 경우로 대기업은 30%를 초과했을 경우, 중견기업은 40% 초과, 중소기업은 50%를 초과했을 때 과세대상이 된다.

개정안은 대기업의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이 20%를 초과하면서 특수관계법인과 거래금액이 10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사실상 대기업의 특수관계법인 거래비율을 30%에서 20%로 낮춘 것이다.

또한 제3자를 통해 거래를 할 경우에도 이를 특수거래로 인정하기로 했다.

일감몰아주기 과세 또는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공시대상기업 간에 제3자를 끼워넣어 간접적으로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면 여기서 발생한 매출액을 특수거래로 보는 것이다.

특수관계법인이 제공한 기회로 이익이 발생했을 때 과세하는 일명 '일감떼어주기 과세제도'의 이중과세 소지도 없앴다. 

일감떼어주기란 특수관계법인이 특정관계에 있는 회사에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운영하는 백화점에 아들이 차린 매장을 입점시켜 영업을 한다면 이것이 일감떼어주기가 되는 것이다.

매출이 얼마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아버지가 제공한 기회로 백화점에 입점해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감몰아주기와 일감떼어주기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납품할 부품이 필요해 원래 거래하던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아들이 차린 회사와 계약을 한다면 사업기회도 제공하고 일감도 몰아준 상황이 된다.

이에 현행법은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사업기회를 제공받은 경우 해당 이익에 대해 일시적으로 과세한 뒤 3년 후 실제 이익을 반영한 금액(정산증여의제이익)을 비교해 정산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3년 후 정산증여의제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변경했다.

과거에는 '3년간 수혜법인의 이익×주식보유비율-3년간 법인세납부상당액'으로 계산했다면 개정안은 '(3년간 수혜법인의 이익×주식보유비율-3년간 법인세납부상당액)- 3년간 배당소득 상당액'으로 계산한다.

배당소득에 대해 이중과세를 하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