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있지만 소득세를 내지 않는 '면세근로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한 논란이 뜨겁다.

'조세 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면세자 축소는 이루어지지 않은 채, 상대적으로 납세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에만 세금을 더 부과하는 이른바 '부자 증세'가 시행되기 때문에서다.

이에 면세자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2018 시행 개정세법의 주요내용 및 심사쟁점' 보고서는 정부의 조세정책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3~5억원 구간의 소득세율을 현 38%에서 40%로, 5억원을 넘겼을 때 42%(현 40%)의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로 인한 세수효과는 연 1조원(9761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중산·저소득층 소득구간에서 세율을 인상하는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저세율(6%)이 적용되는 과표 구간은 20년 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고, 저소득층인 연 소득 4600만원 이하 구간의 세율도 2009년 16%에서 15% 내려간 이후 어떠한 변화도 없다.

이러니 과세형평성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다.

게다가 소득이 있어도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는 근로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13년(귀속소득 기준) 32.4%에서 2015년 46.8%로 올랐다. 보고서는 "조세구조의 정상화를 위해 면세자 비율의 축소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면세자 비율이 축소될 수 있도록 현 소득공제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는 만큼, 어떠한 형태로든 서민 증세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회에는 일정한 소득을 넘었을 때 세부담을 지게 하는 '근로소득세 최저한세율'을 도입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이 계류 중인 상태다.
 
특히 근로장려세제(EITC)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기존 근로장려금을 수급했던 근로자들이 받는 지원액을 규모가 줄거나 아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고서는 "근로장려세제는 최저임금 및 기존 사회보험체계를 포괄하는 로드맵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시 말해, 중위소득 50% 이하까지만 혜택을 보도록 설계한 근로장려세제의 소득 범위 기준을 최저임금 인상분까지 고려해 새로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맞벌이 가족의 경우 연 소득이 2500만원(단독 1300만원, 홑벌이 2100만원), 재산이 1억4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정부로부터 최대 230만원의 재정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소득범위를 조정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집에서 근로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는 소득기준을 단독가구의 경우 1700만원, 홑벌이 가구 2500만원, 맞벌이 가구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