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 10대 부동산 이슈 선정

올해 부동산 시장은 혼돈에 빠진 채 흘러왔다. 입주물량 급증, 탄핵 정국 등 부정적 요인으로 조정국면에 들었으나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재가열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6·19와 8·2 부동산대책, 10·24 가계부채 대책 등을 연달아 내놓고 집값잡기에 돌입했으나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지역은 상승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등 예측불허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114는 어지러웠던 올해 부동산 시장의 굵직했던 이슈를 시점별로 정리해 12일 발표했다.

연초 주택시장 냉기류

지난해 말 주택 청약자격을 대폭 강화한 11·3 부동산대책 발표 여파로 연초 주택시장은 침체 양상을 나타냈다.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수가 급감했고 조기 완판 행진을 이어오던 강남 재건축 단지도 저조한 청약 성적을 거뒀다.

기존 아파트 시장도 대출규제 강화와 입주물량 증가, 금리인상 우려 등의 악재를 만나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격이 하향 안정세에 돌입했다. 올 1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 8000여건으로 지난해 월 평균 거래량 5만 7000건 대비 30% 이상 줄었으며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값 이상 과열

부동산 시장은 대선이 있던 5월을 기점으로 아파트값이 뛰고 거래량이 느는 등 이상 과열 현상에 빠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된 강세가 일반 아파트까지 번져 6~7월 1%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탄핵정국에서 대선으로 이어지면서 정치적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해소돼 매수심리가 살아났고 초과이익환수제 시행되면 재건축 시장이 위축돼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도 작용해 가격이 뛰었다는 분석이다.

새 정부 첫 부동산 대책 발표 약발 미미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조정 대상지역 내 전매제한 기간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6·19 부동산대책 카드를 꺼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이 카드에 따라 경기 광명시와 부산 기장군, 부산진구 등 3곳이 조정 대상지역에 추가됐으며 서울 전역의 분양권 거래가 입주 전까지 금지됐다. 조정 대상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10%P씩 강화됐고 잔금대출에 대한 DTI 규제도 신규 적용됐다.

다만 대책 발표 직후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은 금세 아파트값 상승세가 커져 강화된 규제가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취임식서 집값 급등 원인으로 투기세력 지목

지난 6월 23일 새 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수장이 된 김현미 장관은 취임사에서 집값 급등이 투기 수요 때문이라며 이를 겨냥한 강력한 규제를 시사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가 중점 추진할 정책과제로 서민 주거 안정을 꼽으면서 공적임대주택 공급 확대,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 맞춤형 지원강화,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의 도입 방침도 밝혔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다주택자를 투기수요로 규정하고 전방위 규제책을 내놓았으며 10월 국정감사 당시 공공부문부터 단계적으로 후분양제를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기도 했다.

주한미군 용산에서 평택으로 공식 이전

7월 주한 미8군사령부가 서울 용산에서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공식 이전하면서 60년 용산기지 시대가 막을 내렸다. 주한미군이 떠난 자리에는 대규모 공원이 들어서고 상업·업무시설 개발도 추진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 부지 4만 4935㎡의 매각 입찰을 진행한 결과 1조 552억원에 팔렸다.

미8군이 입주하는 평택기지는 총면적 1470만㎡로 여의도 면적의 약 5배, 단일 기지로는 새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평택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 호재의 영향을 받아 주변 땅값이 들썩이기도 했다.

8·2 부동산대책 발표…투기과열지구 부활

정부는 첫 규제책 이후 40여일 만에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011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마지막으로 해제됐던 투기과열지구가 6년 만에 부활했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 금융규제 강화, 청약 1순위 자격 요건 강화·가점제 비율 상향 등의 고강도 규제책이 한꺼번에 포함됐다.

이어 9월 5일 8·2대책의 후속조치가 한 달 만에 나왔다.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됐으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도 개선됐다.

땅값 상승률, 제주 밀려나고 세종시 독주

국토부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의 누적 지가 변동률은 세종시가 5.24%로 전국 17 시·도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공공기간 추가 이전 기대감이 작용했고 제6생활권 개발 진척에 따라 투자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 부동산114의 설명이다. 이어 부산이 4.84%를 기록했으며 2015~2016년 2년 연속 지가상승률 1위였던 제주가 4.06%로 3위까지 밀려났다.

가계부책 종합대책 발표…주택담보대출 옥죈다

10월 24일에는 다주택자의 돈줄을 조이는 내용이 핵심인 정부의 가계부책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대책에 의하면 내년 1월부터 총부채상환비율을 개선한 '신DTI'가 시행된다. 지금까지 새롭게 받을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과 기존 주택 대출에 대한 이자 상환액만을 따져 대출액이 정해졌지만 앞으로는 기존 대출의 원금까지 포함해 많이 받은 경우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체 빚 규모와 이를 갚을 능력까지 따져 대출금을 정하는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울(DSR)도 도입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일몰…사업추진 잰걸음

재건축 시장의 최대 화두는 초과이익환수제였다. 이 제도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된 상태로 정부는 예정대로 내녀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를 피하려면 이달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쳐야 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일제히 사업에 속도를 냈으며 5900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주공과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등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쳤다.

주거복지 로드맵

정부는 지난달 19일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공적 주택 100만호 공급방침과 더불어 청년부터 신혼부부, 고령층 등 세대별 수요에 맞춘 주거 지원책이 담겼다. 다만 당초 도입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방안과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의 내용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