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액·상습체납자 2.1만명·체납액 11.4조
개인 체납 1위 447억원·법인 1위 526억원
체납자들, 서울·경기 등 수도권 거주 多

올해 명단이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2만1403명, 이들이 체납한 세금 총액은 11조4697억원이었다. 이 중 가장 많은 세금을 체납한 개인은 상속세 등으로 447억원을 체납했으며 법인 최고 체납액은 526억원이다.

국세청은 11일 오전 10시부터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에 '2017년 고액·상습체납자 2만1403명(개인 1만5027명, 법인 6376개 업체)의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 공개된 체납금액은 지난해 13조3018억원보다 1조8321억원이 감소했다.

개인 체납자 중 1위는 전 효자건설 회장인 유지양씨로 상속세 등 447억원을 체납했다. 체납자 중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있었으며 김 전 회장은 양도소득세 등 368억원을 체납했다.

세월호 선주였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자녀들인 유상나, 유혁기, 유섬나 씨 등은 증여세 등을 115억원 체납했다. 유 전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자녀들에게 연대납세의무가 발생했다.

법인의 경우 코레드하우징(대표자 박성인)이 근로소득세 등 526억원을 체납했고 명지학원(대표자 임방호)이 법인세 등 149억원을 체납했다.

올해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는 늘어났지만 체납규모가 전체적으로 감소한 이유는 공개기준이 체납 국세 3억원 이상에서 2억원 이상으로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명단 공개자는 지난해보다 4748명 증가했다.

국세청은 지난 3월에 명단 공개 예정자에 대해 사전 안내 후 6개월 이상 소명기회를 부여했으며 체납된 국세가 2억원 미만이 되거나 체납액의 30% 이상 납부, 불복청구 중인 경우 등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액·상습체납 명단 공개 대상자는 체납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이며 공개 항목은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등이다. 체납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법인 대표자도 함께 공개한다.

올해 공개된 체납자의 체납액 규모를 살펴보면 체납액 2억~5억원 구간의 인원이 1만6931명으로 전체의 79.2%, 체납액은 6조7977억원으로 전체의 59.3%를 차지했다.

체납액 5억~10억원 구간은 3548명으로 전체의 16.6%, 체납액은 2조1898억원으로 전체의 19.1%를 차지했다. 100억원 이상 체납한 사람도 25명이나 됐다. 이들이 체납한 체납액은 6097억원으로 1인당 평균 243억원을 체납했다.

개인 체납자들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5652명으로 전체의 37.5%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60대가 3662명으로 전체의 24.4%를 차지했다. 30대 이하도 811명이나 있었다.

개인 체납자들의 거주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이 3295명(전체의 21.9%), 경기 5084명(33.8%), 인천 1082명(7.2%) 등으로 수도권 거주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전국에서 고액체납자가 제일 적은 지역은 세종으로 53명(0.4%)였다.

법인 체납자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건설업이 1849개로 전체의 29%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이 제조업으로 1665개(26.1%), 서비스업 1099개(17.2%), 도소매업 1062개(16.7%), 부동산업 453개(7.1%), 기타 248개(3.9%) 순이었다.

출국금지 9160건·형사고발 193명…올해 1.5조 징수

국세청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체납자들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액체납자에 대한 9160건의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306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등 체납처분면탈범으로 193명을 형사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을 강화했다.

출국규제는 전년 동기 6883건으로 올해 33.1% 올랐으며 민사소송은 전년 동기 280건으로 올해 9.3% 늘어났지만 형사고발 건수는 전년 동기 199명으로 올해 3% 떨어졌다.

국세청은 출국금지 등 다양한 제재와 더불어 6개 지방국세청에서 체납자재산추적과(18개팀·132명 배치)를 운영한 결과 올해 10월까지 1조5752억원의 세금을 징수하거나 조세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체납자 재산 추적조사 사례에 따르면 고액의 수용보상금을 배우자 등에게 은닉하고 위장이혼, 허위매매를 통해 체납처분을 회피하면서 호화생활을 영위하다가 체납자의 실거주지에 대한 수색을 집행해 금고(2개)속에 보관중인 현금 4억3000만원 및 골드바 3개를 압류했다.

수색 이후 심리적 부담을 느낀 체납자가 4억원을 추가로 자진 납부했다.

고액의 부동산 양도대금을 현금인출해 가족에게 은닉하고 수색에 대비해 위장전입 등의 수법으로 체납처분 회피한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은 체납자 거주지를 수색해 소파 등받이에 숨긴 고액의 수표 등 4000만원 및 귀금속 65점을 압류하고 사해행위취소소송으로 8억원의 채권을 확보했다.

체납자 소유 부동산을 양도하고 양도대금을 빼돌려 배우자 명의로 고급아파트를 구입해 거주하는 등 재산을 은닉한 혐의를 가진 체납자의 실거주지를 수색해 옷장안에서 현금 2억2000만원 및 고가외제 손목시계 1점을 압류하고 소제기를 통해 체납액 전액을 징수했다.
 
고액의 미술품 거래를 중개하면서 본인 소유의 미술품을 친인척이 운영하는 미술품중개사업장 등에 은닉한 체납자에 대해선 장기간에 걸친 탐문을 통해 은닉장소인 미술품중개사업장 등 6개 장소에 대한 수색을 실시해 감정가액 2억원 상당의 고미술품 등 60점 압류했다.

최정욱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국세청은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제보해 체납세금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 5~15%의 지급률을 적용해 최대 2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은닉재산의 소재를 알고 계신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 국장은 "국세청은 납부 여력이 있음에도 재산을 숨기고 호화롭게 생활하는 고액체납자에 대해서는 현장 수색 및 형사고발 등을 통해 끝까지 추적해 공정한 세법질서를 확립하고 성실납세자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