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입법9부 능선' 넘지 못한... 청년세법, 고향세법 왜?	2017.12.11
올해 국회 논의 테이블에는 소득·법인세율 인상을 포함, 다수의 증세법안들이 올랐다. 이중 상당수는 증세 찬성 여론을 등에 업고 입법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시각이 짙었으나, 과도한 증세로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막히면서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앞길 막힌 '부자·서민 증세안'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발의 된 '청년세법안(정세균 국회의장 대표발의)'은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의 인상 논의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2017년 1월1일~2026년 12월31일 10년 한시로 내국법인과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의 과세표준금액에서 1억원을 뺀 금액에 1%를 곱해(세율) 이를 '청년세'로 걷자는 것이다. 추정 재원규모는 10년간 14조원에 달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문제를 놓고 야당의 반대가 거셌다는 측면에서 청년세법안을 적절히 믹스한 대안이 도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특히 청년의 일자리 늘리기에 쓰는 재원인 만큼 명분도 시기상으로 적절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법인세율 인상안이 정부원안과 큰 차이가 없는 형태로 국회의 벽을 넘으면서 청년세법은 '그냥' 묻혔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은 '표적증세'인 정부의 법인세율 인상안과 달리 사실상 전 법인을 대상으로 한 세율 인상이 지향점이었기 때문에 애초 통과 가능성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향후 국회에서도 논의 대상이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사내유보금 운용과정에서 발생한 소득에 과세를 매기려는 시도도 있었다. 기업의 이자수익, 배당수익, 임대수익, 유가증권처분이익 등에 대해 10% 추가 과세하는 것인데, 적자기업도 이자수익 등이 있는 경우 과세되는 구조여서 경영여건이 어려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국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소득은 있지만 소득세를 내지 않는 '근로소득 면세자' 축소도 이슈였다.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달하는 면세자를 줄이는 부분도 법인·소득세율 인상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연 소득 2000만원을 넘는 근로자에 연 12만원의 세부담을 지우는 '최저한세(각종 공제를 받더라도 최소한의 세금은 납부하게 하는 것)'를 도입하거나 소득구간별로 근로소득공제를 줄이는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됐는데, 다수 근로자들의 조세저항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밀렸다.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당초(2019년)보다 1년 앞당기려는 법안도 실패로 돌아갔다. 공평과세를 저해한다는 비판에도 불구, 과세에 따른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는 부분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위법 먼저 통과되어야 하는데…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중복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걷혀지지 않고 있다. 상위법인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서 기재위에 계류 중인 하위법 입법과정은 '올스톱' 상황이 이어졌다. 중복 세무조사 논란은 2013년 지방세법 개정으로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되면서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전국 226개 시·군·구가 지방소득에 대한 세무조사권을 갖게 됐는데, 하나의 소득에 소득·법인세와 지방소득세 간 과세표준이 달라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지방소득세 세무조사 권한을 다시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이 계류 중에 있다. 지난해부터 논의 테이블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19대 국회 때도 지자체의 세무조사권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지자체와 정치권의 반대로 관련 법안이 폐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재위에 계류 중인 연계된 내용의 '국세와 지방세의 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세법이 통과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재위에서 하위법을 두고 먼저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향이나 원하는 지역에 일정액의 기부금을 냈을 때 세제혜택을 주는 고향사랑 기부제 도입도 일단 스톱됐다. 현재 발의되어 있는 의원입법안들은 기부금액 중 10만원까진 전액 세액공제하는 것이 골자다. 나머지 기부금액에 대해선 세법상 기부금 특별세액공제와 같이 15~30%의 공제율이 적용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세제혜택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현재 기부금품법은 암묵적인 기부 강요(준조세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자발적이더라도 지자체의 기부금품 접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법안은 행안위에 계류 중이며 법안소위 심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법9부 능선' 넘지 못한... 청년세법, 고향세법 왜?

2017.12.11

올해 국회 논의 테이블에는 소득·법인세율 인상을 포함, 다수의 증세법안들이 올랐다.

이중 상당수는 증세 찬성 여론을 등에 업고 입법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시각이 짙었으나, 과도한 증세로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막히면서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앞길 막힌 '부자·서민 증세안'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발의 된 '청년세법안(정세균 국회의장 대표발의)'은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의 인상 논의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2017년 1월1일~2026년 12월31일 10년 한시로 내국법인과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의 과세표준금액에서 1억원을 뺀 금액에 1%를 곱해(세율) 이를 '청년세'로 걷자는 것이다. 추정 재원규모는 10년간 14조원에 달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문제를 놓고 야당의 반대가 거셌다는 측면에서 청년세법안을 적절히 믹스한 대안이 도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특히 청년의 일자리 늘리기에 쓰는 재원인 만큼 명분도 시기상으로 적절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법인세율 인상안이 정부원안과 큰 차이가 없는 형태로 국회의 벽을 넘으면서 청년세법은 '그냥' 묻혔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은 '표적증세'인 정부의 법인세율 인상안과 달리 사실상 전 법인을 대상으로 한 세율 인상이 지향점이었기 때문에 애초 통과 가능성이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향후 국회에서도 논의 대상이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사내유보금 운용과정에서 발생한 소득에 과세를 매기려는 시도도 있었다.

기업의 이자수익, 배당수익, 임대수익, 유가증권처분이익 등에 대해 10% 추가 과세하는 것인데, 적자기업도 이자수익 등이 있는 경우 과세되는 구조여서 경영여건이 어려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국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소득은 있지만 소득세를 내지 않는 '근로소득 면세자' 축소도 이슈였다.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달하는 면세자를 줄이는 부분도 법인·소득세율 인상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연 소득 2000만원을 넘는 근로자에 연 12만원의 세부담을 지우는 '최저한세(각종 공제를 받더라도 최소한의 세금은 납부하게 하는 것)'를 도입하거나 소득구간별로 근로소득공제를 줄이는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됐는데, 다수 근로자들의 조세저항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밀렸다.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당초(2019년)보다 1년 앞당기려는 법안도 실패로 돌아갔다. 공평과세를 저해한다는 비판에도 불구, 과세에 따른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는 부분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위법 먼저 통과되어야 하는데…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중복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걷혀지지 않고 있다. 상위법인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서 기재위에 계류 중인 하위법 입법과정은 '올스톱' 상황이 이어졌다.

중복 세무조사 논란은 2013년 지방세법 개정으로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되면서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전국 226개 시·군·구가 지방소득에 대한 세무조사권을 갖게 됐는데, 하나의 소득에 소득·법인세와 지방소득세 간 과세표준이 달라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지방소득세 세무조사 권한을 다시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이 계류 중에 있다. 지난해부터 논의 테이블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19대 국회 때도 지자체의 세무조사권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지자체와 정치권의 반대로 관련 법안이 폐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재위에 계류 중인 연계된 내용의 '국세와 지방세의 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세법이 통과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재위에서 하위법을 두고 먼저 논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향이나 원하는 지역에 일정액의 기부금을 냈을 때 세제혜택을 주는 고향사랑 기부제 도입도 일단 스톱됐다. 현재 발의되어 있는 의원입법안들은 기부금액 중 10만원까진 전액 세액공제하는 것이 골자다.

나머지 기부금액에 대해선 세법상 기부금 특별세액공제와 같이 15~30%의 공제율이 적용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세제혜택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현재 기부금품법은 암묵적인 기부 강요(준조세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자발적이더라도 지자체의 기부금품 접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법안은 행안위에 계류 중이며 법안소위 심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