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견기업이 일감몰아주기로 얻은 이익에 대해 더 많은 증여세가 부과된다.

현재 중견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과세부담은 중소기업과 동일한데, 이를 대기업 수준으로 강화하는 조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 상속세 납부 능력을 갖추고 있는 중견기업은 가업상속재산을 공제받을 수 없게 된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1일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을 표결 통과시켰다.

현재 일감몰아주기 수혜대상이 대기업인 경우 세후이익의 15% 이상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수혜대상이 중소·중견기업인 경우 세후이익의 30%까지 정상거래비율로 인정되면서 과세가 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중견기업 소유주까지 중소기업과 같은 조건의 특혜를 주면 안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간 대기업 관행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을 뿐, 중견기업의 일감몰아주기는 대기업보다 적폐가 더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개정안에 따라 중견기업의 지배주주에 대한 증여의제이익을 계산할 때, 현행 정상거래비율을 인정하고 있는 것을 '절반'만 인정된다. 다시 말해 중견기업도 세후이익의 15%부터 과세범위에 포함된다는 소리다.

현재 증여의제이익을 계산할 때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선 정상거래비율을 전부 인정해 세부담을 덜어주고 있으며, 이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소속기업은 제외해 원칙에 따른 과세를 하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는 중견·중소기업 중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기업도 과세가 이루어진다. 여기에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정상거래비율을 법률도 못 박는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기업의 사기,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감몰아주기의 개별세액은 대기업이 많으나 중소·중견기업은 이익규모가 작아 과세충격도 더 크다는 것이다.

중견기업의 가업상속공제 요건에 '상속세 납부 능력'이 새로 생긴다.

상속재산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능력이 충분하다면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가업상속 공제제도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하면 최대 500억원(20년 이상) 한도까지 상속세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공제한도가 크다 보니 재산 상속을 통한 부의 대물림을 완화한다는 상속·증여세의 본래 기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개정안에 따라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의 가업상속인이 가업상속재산 외에 상속재산이 가업상속인이 부담하는 상속세액의 1.5배보다 큰 경우 가업상속공제 적용을 받지 못한다.

가업상속 공제를 받기 위한 가업의 영위기간별 한도가 늘어난다.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했을 때 공제한도는 200억원, 20년 이상 300억원, 30년 이상 500억원으로 바뀐다. 현재 10년 이상 200억원, 15년 이상은 300억원, 20년 이상은 500억원이다.

또 가업상속공제 요건에 해당하면 '가업상속 연부연납'이 허용된다. 지금은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경우에만 연부연납이 허용되고 있다. 앞으로 가업상속재산 비율이 50% 미만인 경우 3년 거치·10년 납부, 50% 이상일 경우 5년 거치·20년 납부를 할 수 있다.

장애인신탁 재산에 대해 '중증장애인 본인의 의료비·특수교육비 지출을 위한 원금'은 인출을 허용된다. 원금을 인출하더라도 누적 납입금액 기준으로 5억원까지 비과세가 되며, 내년 4월1일 이후 원금을 인출하는 분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