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식 분석시스템 활용…불법 경영권 승계 검증 착수
고액자산가 재산 변동내역 정밀분석

국세청이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실태 검증 결과, 거액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지난 8월 구성한 '변칙 상속·증여TF'가 대기업 사주 일가 중심으로 면밀한 검증을 실시한 결과, 위장 계열사 운영 및 차명 주식을 통한 탈루 사례를 확인해 8월부터 현재까지 총 31건, 107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일감몰아주기란 특수관계법인과의 매출이 정상거래비율(대기업 30%, 중소·중견 50%)을 초과하는 경우 수혜 법인의 지배주주가 얻은 이익을 증여로 의제해 증여세를 과세하는 제도다.

지난 2004년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을 통해 사적으로 부를 축적하고 이를 변칙적인 부의 대물림에 이용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2011년 규정이 신설됐다.

최근 논란이 됐던 일감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는 '하림'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준영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올품의 자회사인 한국썸벧을 통해 양계농장에 필요한 약품을 구매하면서 올품의 매출을 올려줘 회사의 가치를 상승시킨 케이스다.  

국세청은 부동산 및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변칙 증여, 경영권 편법 승계 등 적절한 세부담 없는 부의 대물림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데다, 변칙 상속·증여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대응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대기업 등의 변칙적인 자본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그동안 구축해 온 국세청 내 '차명주식 통합분석시스템' 등 과세인프라(기반)를 활용, 대기업 및 계열사를 중심으로 변칙적 자본거래를 통한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등을 집중 검증하고 있다.

검증 결과, 주식 명의신탁·불균등 증자·불공정 합병 등 변칙적 수법으로 탈루한 혐의를 다수 확인했으며 향후 엄정한 세무조사를 통해 탈루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세금없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임·직원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을 퇴직시 자녀에게 액면가액에 양도하는 수법으로 우회증여한 사례 등이 여기에 속한다.

고액 자산가의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증할 방침이다. 

부동산, 주식, 금융자산 등 일정규모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 및 고소득자에 대해 재산 변동 내역을 정밀 분석 중에 있으며 이 중 자금 원천에 비해 자산이 과다하게 증가하는 등 세금 탈루 혐의가 있는 자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자금 출처 조사대상자로 선정하고 증여세·사업소득 신고누락 등 제세탈루 혐의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