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대립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세무사 업계와 변호사 업계 관계자들이 세무사법 개정안 찬성, 반대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전개했다.

마지막 승부의 장이 펼쳐졌다.

어느 쪽이든 밀리면 '끝'이다.

그래서 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표결 처리 될 예정인 가운데 변호사 업계와 세무사 업계의 사활을 건 대립이 최고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먼저 싸움을 걸어온 측은 세무사 업계였다. 무려 14년 전 시작한 이 싸움이 아직까지 이어져 온 이유는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세력의 힘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은 애초 세무사 제도 태동이후 부족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편으로 시작됐다. 공인회계사도 과거에는 공짜로 세무사 자격을 얻었다. 어떤 측면에서 세무사 자격은 오랜 기간 동안 '저평가'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 자격은 수 년 전 철폐됐다.

하지만 변호사에 대한 부분은 '철밥통'처럼 현재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다.

오는 24일 이 철밥통이 깨질 것인지, 아니면 더 유지될 것인지 운명이 갈리게 된다. 운명의 여신은 누구의 편에 서게 될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된다면?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세무사 업계의 일대 변혁의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업무영역이 넓혀지거나 새로운 수익원이 창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유일의 세무전문 자격사'라는 자존심과 함께 향후 세무사들이 오매불망 바라고 있는 조세소송 대리권 확보를 위한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세무사 업계가 이 문제에 전력투구한 이유도 이러한 미래 청사진을 포석에 깔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득권 철폐라는 시대의 트랜드에도 부합하게 된다.

세무사 자격이 없더라도 변호사들은 세법과 관련한 법률사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변호사 업계가 세무사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논리는 기득권을 지켜내겠다는 고집에서 비롯된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회 안팎에서 형성된 분위기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표결에 부쳐질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세무사법 개정안 부결된다면?

사실 본회의 상정을 앞둔 세무사법 개정안은 전임 집행부가 진두지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시킨 것이다.

결국 법제사법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다, 기재위가 국회법에 근거해 해당 법안을 본회의 상정 요구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개정안 통과 이후 논공행상을 따진다면 전임 집행부의 공이 크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무사법 개정안이 부결된다면 세무사 업계로서는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게 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시키는데도 수 년의 시간이 걸렸다.

만약 부결된다면 이를 다시 추진할 동력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적어도 이번 20대 국회 회기 종료시점(2020년 5월29일)까지 재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측면을 감안할 때 24일 세무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은 세무사 업계, 특히 세무사회 입장에서는 굉장한 '도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안 통과가 좌절되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을 경우 업계 종사자들이 느낄 좌절감과 상실감 등 보이지 않는 악재도 발목을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