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변호사vs세무사 십 수년 이어온 '밥그릇 싸움' 결판난다	2017.11.21
◆…변호사,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국회 벽 넘을까 =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을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양측 업계에서는 잇따라 성명성을 내며 법안의 상정 중단(또는 통과)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세무사 자격의 폐지를 두고 14년 동안 이어온 변호사 업계와 세무사 업계의 다툼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을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오는 24일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논의도 없이 해당 법안이 장기간 국회에 계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론을 내달라'는 국회 안팎의 요구가 수용된 결과다. '공짜 특혜'를 지키기 위한 변호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법률서비스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펼치며 국회 본회의에 앞서 전국 변호사들이 집결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운명의 기로에 오르는 세무사법 개정안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을 불허해야 한다는 시도는 2003년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한나라당 김정부 전 국회의원이 발의한 세무사법 개정안은 첫 관문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법조인 출신이 대거 포진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반발, 세무사 명칭만 쓰지 못하도록 수정을 거쳐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변호사들이 한 발 물러선 결과라고 비쳐졌음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2003년 이후에도 17, 18, 19대 국회에 걸쳐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를 폐지하는 법안은 잇따라 발의되면서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매번 상임위에 계류되거나 국회 임기만료에 따른 폐기 수순을 밟았다. 논의가 다시 활활 불붙게 된 계기는 지난해 기재위의 벽을 넘어서면서부터다. 기재위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을 부여(자동)하는 현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안)을 지난해 11월 통과시켜 공을 법사위로 넘겼다. 그간 논의를 꺼렸던 기재위의 결정을 두고 진일보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런데 법사위에선 1년여 가까이 이 개정안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팔을 걷어 부쳤다. 정 의장은 지난 20일 3당 원내대표들과 회동을 갖은 자리에서 "기재위에서 법사위에 365일 계류되어 있는 세무사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해달라고 공식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3당 원내대표들도 이 개정안이 문제가 없다며 오는 24일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을 부치자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사위에 법안이 120일 이상 계류되면 위원장이 간사들과 협의해 국회의장에게 부의를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으며, 이후 의장은 교체단체 원내대표들과 협의해서 표결에 상정시킬 수 있다. 의장의 직권상정이 아닌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는 것이 국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조건 막는다" 칼 가는 변호사 업계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의 벽을 넘었을 때 변호사 업계의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자격을 취득하는 변호사들은 사실상 세무사 업무를 할 수 없다. 더욱이 유사직역인 법무사, 변리사 등도 변호사에게 자동자격 취득을 불허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질 것이 다분하다. 포화상태에 이른 변호사 업계가 업무영역 다툼에서 밀렸을 땐 취업난이 한층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변호사들은 집단 반발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입법대책특위를 갖추고 오는 23, 24일 양일 간 국회 정문에 위치한 국민은행 동관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전국 변호사들이 집결하는 만큼 사실상 처음인 대규모 집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변협은 지난 20일 성명성을 통해 "세무사법 개정안은 국민의 세무 분야에 관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변호사 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라며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부여 폐지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중단할 것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의견이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대법원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변호사는 세무사로 등록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세무사들이 자신들의 업역을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세무사 업계가 밥그릇 싸움에서 졌을 때 받을 충격파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정치적 이슈로 남겨두었을 때와는 다르게 이번 표결로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 여부가 판가름 난다는 점에서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재차 이를 요구할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변호사들은 역대 변협을 중심으로 유사직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에 이를 무산시켜왔다. 현재 김현 변협 회장은 1인 시위가 시작되는 기간(21~22일) 중 정 의장을 항의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변호사vs세무사 십 수년 이어온 '밥그릇 싸움' 결판난다

2017.11.21

◆…변호사,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국회 벽 넘을까 =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을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양측 업계에서는 잇따라 성명성을 내며 법안의 상정 중단(또는 통과)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세무사 자격의 폐지를 두고 14년 동안 이어온 변호사 업계와 세무사 업계의 다툼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을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오는 24일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논의도 없이 해당 법안이 장기간 국회에 계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론을 내달라'는 국회 안팎의 요구가 수용된 결과다.

'공짜 특혜'를 지키기 위한 변호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법률서비스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펼치며 국회 본회의에 앞서 전국 변호사들이 집결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운명의 기로에 오르는 세무사법 개정안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을 불허해야 한다는 시도는 2003년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한나라당 김정부 전 국회의원이 발의한 세무사법 개정안은 첫 관문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법조인 출신이 대거 포진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반발, 세무사 명칭만 쓰지 못하도록 수정을 거쳐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변호사들이 한 발 물러선 결과라고 비쳐졌음에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2003년 이후에도 17, 18, 19대 국회에 걸쳐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를 폐지하는 법안은 잇따라 발의되면서 국회의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매번 상임위에 계류되거나 국회 임기만료에 따른 폐기 수순을 밟았다.

논의가 다시 활활 불붙게 된 계기는 지난해 기재위의 벽을 넘어서면서부터다.

기재위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을 부여(자동)하는 현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안)을 지난해 11월 통과시켜 공을 법사위로 넘겼다. 그간 논의를 꺼렸던 기재위의 결정을 두고 진일보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런데 법사위에선 1년여 가까이 이 개정안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팔을 걷어 부쳤다. 정 의장은 지난 20일 3당 원내대표들과 회동을 갖은 자리에서 "기재위에서 법사위에 365일 계류되어 있는 세무사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해달라고 공식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3당 원내대표들도 이 개정안이 문제가 없다며 오는 24일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을 부치자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사위에 법안이 120일 이상 계류되면 위원장이 간사들과 협의해 국회의장에게 부의를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으며, 이후 의장은 교체단체 원내대표들과 협의해서 표결에 상정시킬 수 있다. 의장의 직권상정이 아닌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는 것이 국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조건 막는다" 칼 가는 변호사 업계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의 벽을 넘었을 때 변호사 업계의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자격을 취득하는 변호사들은 사실상 세무사 업무를 할 수 없다.

더욱이 유사직역인 법무사, 변리사 등도 변호사에게 자동자격 취득을 불허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질 것이 다분하다. 포화상태에 이른 변호사 업계가 업무영역 다툼에서 밀렸을 땐 취업난이 한층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변호사들은 집단 반발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입법대책특위를 갖추고 오는 23, 24일 양일 간 국회 정문에 위치한 국민은행 동관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전국 변호사들이 집결하는 만큼 사실상 처음인 대규모 집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변협은 지난 20일 성명성을 통해 "세무사법 개정안은 국민의 세무 분야에 관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변호사 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라며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부여 폐지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중단할 것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의견이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대법원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변호사는 세무사로 등록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세무사들이 자신들의 업역을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세무사 업계가 밥그릇 싸움에서 졌을 때 받을 충격파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정치적 이슈로 남겨두었을 때와는 다르게 이번 표결로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 여부가 판가름 난다는 점에서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재차 이를 요구할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변호사들은 역대 변협을 중심으로 유사직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에 이를 무산시켜왔다. 현재 김현 변협 회장은 1인 시위가 시작되는 기간(21~22일) 중 정 의장을 항의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