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조세정의vs예측가능성…소액 임대사업자 과세 앞당겨지나	2017.11.16
◆…"공평과세vs법적 안정성" =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오는 2019년부터 예정된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앞당기자고 제안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이런 방침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19년부터 시행 예정인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1년 앞당기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의원입법안)이 발의되면서 조세정의와 에측가능성을 놓고 정부와 국회가 실랑이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불로소득'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저항심은 상당한 편으로 정당한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소액의 임대소득으로 생활하는 은퇴고령층에 대해선 갑작스런 세부담과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4년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편되는 등 과세인프라가 마련되면서 조세정의를 위해 과세를 예정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는 주택임대소득 과세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건보료 폭탄'…두 번이나 과세 유예 소액 주택임대소득자 과세 문제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에는 소액 주택임대소득자들이 사업자등록도 하지 않고 소득에 대한 신고도 하지 않아 이들은 아직까지도 과세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2월 국세청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당시 국세청은 2013년분 확정일자 자료 141만건을 입수했다. 확정일자 자료에는 임대인 및 임차인의 인적사항, 임대차기간, 임대료, 보증금을 포함한 임대차조건이 기재되어 있어 국세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세금부과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그동안 눈감아줬던 주택임대사업자들의 과세를 제대로 시행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생계형 주택임대소득자들이었다. 대부분 은퇴한 고령층으로 소액의 임대소득으로 겨우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느닷없는 과세는 큰 부담이었다. 갑작스런 건보료 부담도 이들에게는 '폭탄'과 다름없었다. 공식적으로 신고된 소득이 없었던 이들은 자녀나 형제·자매들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가 건보료를 단 한푼도 내지 않았지만 소액이라도 임대소득이 신고되면 이들은 사업소득이 있게 되어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변경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뿐 아니라 재산에 대한 것도 부과되기 때문에 세금과 건보료 등 이중부담을 떠안게 된 이들의 반발은 예상외로 거셌다. 이에 정부는 생계형 임대사업자들의 생활안정과 전세난 등으로 어려워진 세입자들을 위해 주택임대차시장 안정화라는 명목하에 연 2000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선 2014~2016년 소득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과세를 하기로 했다. 올해분부터는 14%의 세율로 분리과세를 하기로 했지만 정부는 불안정한 주택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시 한번 과세 유예를 해 2019년 1월1일부터 과세하기로 했다. 野 '조세정의' 주장하지만…정부는 '예측가능성' 중시? 정부는 소액 주택임대소득자들에 대한 과세를 예정대로 2019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이를 1년 앞당기자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박 의원은 이미 과세인프라가 갖춰진 마당에 이들에 대해 과세를 유예하는 것은 조세정의를 침해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소액 주택임대소득자들에 대해서도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실시된 국정감사에서도 이렇게 주장했지만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측가능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었다. 박 의원이 주장하는 과세인프라는 국세청이 확보한 확정일자 자료와 함께 지난 3월 건보료 피부양자 소득기준이 정비됐다는 것이다. 연 2000만원 미만의 임대소득만 있는 은퇴자들의 피부양자 자격요건이 박탈되는 시기가 2022년 이후로 조정됐기 때문에 당장 과세를 시행해도 건보료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도 이미 월세 세액공제가 시행되고 있고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만큼 공평과세와 주택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해 과세를 앞당길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과세 유예를 번복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 및 소액 임대소득자의 신뢰 보호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은 우려했다. 정부 역시 과세 유예를 번복해 1년 앞당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만큼 향후 진행될 조세소위에서는 과세를 앞당기려는 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의 신경전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세정의vs예측가능성…소액 임대사업자 과세 앞당겨지나

2017.11.16

◆…"공평과세vs법적 안정성" =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오는 2019년부터 예정된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앞당기자고 제안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이런 방침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19년부터 시행 예정인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1년 앞당기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의원입법안)이 발의되면서 조세정의와 에측가능성을 놓고 정부와 국회가 실랑이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불로소득'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저항심은 상당한 편으로 정당한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소액의 임대소득으로 생활하는 은퇴고령층에 대해선 갑작스런 세부담과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4년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편되는 등 과세인프라가 마련되면서 조세정의를 위해 과세를 예정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는 주택임대소득 과세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건보료 폭탄'…두 번이나 과세 유예

소액 주택임대소득자 과세 문제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에는 소액 주택임대소득자들이 사업자등록도 하지 않고 소득에 대한 신고도 하지 않아 이들은 아직까지도 과세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2월 국세청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당시 국세청은 2013년분 확정일자 자료 141만건을 입수했다. 확정일자 자료에는 임대인 및 임차인의 인적사항, 임대차기간, 임대료, 보증금을 포함한 임대차조건이 기재되어 있어 국세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세금부과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그동안 눈감아줬던 주택임대사업자들의 과세를 제대로 시행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생계형 주택임대소득자들이었다. 대부분 은퇴한 고령층으로 소액의 임대소득으로 겨우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느닷없는 과세는 큰 부담이었다.

갑작스런 건보료 부담도 이들에게는 '폭탄'과 다름없었다. 공식적으로 신고된 소득이 없었던 이들은 자녀나 형제·자매들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가 건보료를 단 한푼도 내지 않았지만 소액이라도 임대소득이 신고되면 이들은 사업소득이 있게 되어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변경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뿐 아니라 재산에 대한 것도 부과되기 때문에 세금과 건보료 등 이중부담을 떠안게 된 이들의 반발은 예상외로 거셌다.

이에 정부는 생계형 임대사업자들의 생활안정과 전세난 등으로 어려워진 세입자들을 위해 주택임대차시장 안정화라는 명목하에 연 2000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선 2014~2016년 소득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과세를 하기로 했다.

올해분부터는 14%의 세율로 분리과세를 하기로 했지만 정부는 불안정한 주택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시 한번 과세 유예를 해 2019년 1월1일부터 과세하기로 했다.

野 '조세정의' 주장하지만…정부는 '예측가능성' 중시?

정부는 소액 주택임대소득자들에 대한 과세를 예정대로 2019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이를 1년 앞당기자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박 의원은 이미 과세인프라가 갖춰진 마당에 이들에 대해 과세를 유예하는 것은 조세정의를 침해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소액 주택임대소득자들에 대해서도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실시된 국정감사에서도 이렇게 주장했지만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측가능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었다.

박 의원이 주장하는 과세인프라는 국세청이 확보한 확정일자 자료와 함께 지난 3월 건보료 피부양자 소득기준이 정비됐다는 것이다. 연 2000만원 미만의 임대소득만 있는 은퇴자들의 피부양자 자격요건이 박탈되는 시기가 2022년 이후로 조정됐기 때문에 당장 과세를 시행해도 건보료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도 이미 월세 세액공제가 시행되고 있고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만큼 공평과세와 주택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해 과세를 앞당길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과세 유예를 번복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 및 소액 임대소득자의 신뢰 보호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은 우려했다.

정부 역시 과세 유예를 번복해 1년 앞당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만큼 향후 진행될 조세소위에서는 과세를 앞당기려는 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의 신경전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