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시간 '촉박' 양 '방대'…국회 세법개정 논의 졸속 우려 슬금슬금	2017.11.15
◆…추경호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세법개정안의 심의를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가 세법개정안(정부, 의원입법안 포함)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탐색전'은 사실상 생략한 채 직접적인 세수(稅收)와 관련이 없거나 사회적 논란이 적은 세법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끌어내며 비교적 첫 단추는 잘 꿰었다는 평가. 그러나 세법개정의 첫 관문인 조세소위의 논의 과정을 두고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회의 일정이 빠듯함에도 불구하고 첫 회의가 용두사미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도 시간에 쫓겨 세법심의가 '졸속'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술대 오른 384개 세법…쟁점 법안 처리 '안갯속' 조세소위는 15일 정부, 의원입법안을 포함한 384개의 세법개정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 수술대에 먼저 오른 세목은 국세기본법으로, 21개 세법개정의 내용은 세무조사 제도의 미흡한 부분을 고치는 것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조세소위에서 합의된 개정안 가운데서는 '편법'으로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하려는 국세청의 꼼수를 막는 안이 눈에 띈다. 과세당국이 세무조사가 잠시 중단됐을 때도 납세자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이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세무조사가 중단되고 이 기간 동안에는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그간 국세청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과세정보'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제동이 걸렸다. 조세소위에는 세무공무원의 과세정보 비밀유지 의무 예외사유에 '국회가 세법개정안 등의 심사·분석을 위해 요청할 때'를 추가하는 입법안이 상정되어 있었는데, 개인의 사생활과 기업의 영업상 비밀침해가 우려된다는 반발이 거세 재논의 사안으로 분류됐다. 이른바 '부자증세'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도 뚜렷한 의견차를 보이면서 논의가 뒤로 밀렸다. 고소득자들에 대한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세법개정안은 4개였다. 정부안은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3억원~5억원 구간이 적용받는 세율을 40%(현 38%), 5억원 초과는 42%까지 올리는 것이 골자다.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5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추고 세율을 무려 45%까지 매기는 안(노회찬 의원안) 등도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 정부는 증세가 이루어져야 할 이유로 '소득재분배'를 꼽았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소득재분배가 악화되고 있다. 고소득계층에 대한 과세방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적 계산에 의한 무리한 징세라는 입장으로 맞섰다.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독일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하면 개인이 버는 돈에 50% 이상을 권력기관이 가져갈 수 없다"며 "세금이 잘 들어오고 많이 걷히는데 이해를 못하겠다. 정치 계산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세형평성을 문제 삼는 발언도 있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핀셋증세가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소득공제 줄여가면서 자기가 부담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부담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소위는 '주요 선진국에서 상위 소득을 가진 근로자들이 소득세 부담을 어느 정도 짊어지고 있는지'의 통계를 정부에 요구했으며, 이 지표를 놓고 증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위원들이 15일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세법심의 시간 촉박한데…여유 넘치는(?) 조세소위 조세소위는 세법심의 일정은 매주 월, 수, 금요일로 예정되어 있다. 오는 12월1일 세법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등이 본회의에 자동부의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세법심의 일정은 6일 남았다. 당초 첫 회의 일정은 지난 13일로 잡혔었다. 그러나 정부의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잡음이 생기면서 회의개최는 무산됐다. 세법심의 속도를 내야 함에도 고작 1개의 세목에 대한 일독 과정만 마친 상태다. 추경호 조세소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진도를 좀 빼야한다. 이제 뒤에 골치 아픈 것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세법을 심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반증한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이후 진행된 회의는 다소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부 위원들이 개인적 일정 등을 이유로 회의를 중단하자는 의견들을 내놓으면서 진도가 더 나가지 못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득세율을 비롯해 법인세율 조정 문제와 같은 '민감한 법안'이 남아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회의일정을 촘촘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세소위 2차 회의는 오는 17일(금요일)로 예고되어 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간 '촉박' 양 '방대'…국회 세법개정 논의 졸속 우려 슬금슬금

2017.11.15

◆…추경호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세법개정안의 심의를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가 세법개정안(정부, 의원입법안 포함)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탐색전'은 사실상 생략한 채 직접적인 세수(稅收)와 관련이 없거나 사회적 논란이 적은 세법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끌어내며 비교적 첫 단추는 잘 꿰었다는 평가.

그러나 세법개정의 첫 관문인 조세소위의 논의 과정을 두고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회의 일정이 빠듯함에도 불구하고 첫 회의가 용두사미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도 시간에 쫓겨 세법심의가 '졸속'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술대 오른 384개 세법…쟁점 법안 처리 '안갯속'

조세소위는 15일 정부, 의원입법안을 포함한 384개의 세법개정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 수술대에 먼저 오른 세목은 국세기본법으로, 21개 세법개정의 내용은 세무조사 제도의 미흡한 부분을 고치는 것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조세소위에서 합의된 개정안 가운데서는 '편법'으로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하려는 국세청의 꼼수를 막는 안이 눈에 띈다. 과세당국이 세무조사가 잠시 중단됐을 때도 납세자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이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세무조사가 중단되고 이 기간 동안에는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그간 국세청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과세정보'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제동이 걸렸다.

조세소위에는 세무공무원의 과세정보 비밀유지 의무 예외사유에 '국회가 세법개정안 등의 심사·분석을 위해 요청할 때'를 추가하는 입법안이 상정되어 있었는데, 개인의 사생활과 기업의 영업상 비밀침해가 우려된다는 반발이 거세 재논의 사안으로 분류됐다.

이른바 '부자증세'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도 뚜렷한 의견차를 보이면서 논의가 뒤로 밀렸다.

고소득자들에 대한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세법개정안은 4개였다.

정부안은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3억원~5억원 구간이 적용받는 세율을 40%(현 38%), 5억원 초과는 42%까지 올리는 것이 골자다.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5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추고 세율을 무려 45%까지 매기는 안(노회찬 의원안) 등도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

정부는 증세가 이루어져야 할 이유로 '소득재분배'를 꼽았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소득재분배가 악화되고 있다. 고소득계층에 대한 과세방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적 계산에 의한 무리한 징세라는 입장으로 맞섰다.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은 "독일 헌법재판소 판례에 의하면 개인이 버는 돈에 50% 이상을 권력기관이 가져갈 수 없다"며 "세금이 잘 들어오고 많이 걷히는데 이해를 못하겠다. 정치 계산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세형평성을 문제 삼는 발언도 있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핀셋증세가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소득공제 줄여가면서 자기가 부담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부담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소위는 '주요 선진국에서 상위 소득을 가진 근로자들이 소득세 부담을 어느 정도 짊어지고 있는지'의 통계를 정부에 요구했으며, 이 지표를 놓고 증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위원들이 15일 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세법심의 시간 촉박한데…여유 넘치는(?) 조세소위

조세소위는 세법심의 일정은 매주 월, 수, 금요일로 예정되어 있다. 오는 12월1일 세법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등이 본회의에 자동부의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세법심의 일정은 6일 남았다.

당초 첫 회의 일정은 지난 13일로 잡혔었다.

그러나 정부의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잡음이 생기면서 회의개최는 무산됐다. 세법심의 속도를 내야 함에도 고작 1개의 세목에 대한 일독 과정만 마친 상태다. 추경호 조세소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진도를 좀 빼야한다. 이제 뒤에 골치 아픈 것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세법을 심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반증한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이후 진행된 회의는 다소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부 위원들이 개인적 일정 등을 이유로 회의를 중단하자는 의견들을 내놓으면서 진도가 더 나가지 못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득세율을 비롯해 법인세율 조정 문제와 같은 '민감한 법안'이 남아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회의일정을 촘촘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세소위 2차 회의는 오는 17일(금요일)로 예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