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정규직 전환, 공제 기업 고작 0.05%
근로자 임금 올려 공제받은 기업도 0.08% 불과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를 더 늘리기로 한 정부의 조세 정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기업에 대해 법인세 등을 감면(200만원 세액공제)해주겠다고 혜택을 내걸었지만 공제를 받은 기업들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세액공제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기획재정부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담세액이 있는 중소기업 가운데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세액공제를 신청한 기업은 150개였다. 이는 부담세액이 있는 중소기업 28만8479개 중 약 0.05%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금을 납부한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은 2014년 25만2437개 중 0.007%인 17개, 2015년에는 26만9030개 중 0.03%인 79개에 불과했다. 세액공제 받은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나, 전체(지난해, 51만7628개) 중소기업의 비중으로 보면 0.1%도 안 되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경기김체로 기업경영이 위축되고 비용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양산하는 기존 시장의 흐름을 끊기에 세제혜택 만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이 짙은 상황이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도입(2013년)한 이 제도도 당초 지난해 말 일몰(폐지)될 예정이었으나, 정책목표를 달성한다는 차원에서 조세특례의 적용기한을 1년 더 늘린 상태다.  

근로자의 임금을 올려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의 숫자도 많지 않았다.

실제 근로소득을 증대시켜 세액공제를 신청한 기업은 지난해 기준 262개로, 전체(33만9184개)의 0.08% 수준이었다. 중소기업은 28만8479개 가운데서 132개(0.045%), 중견기업은 1883개 중 52개(2.76%), 그 외 기업은 4만8822개 중 78개(0.16%)만이 세액공제를 받았다.

김두관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부담세액이 있는 기업들 중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임금인상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은 0.1%도 안 될 정도로 중소기업들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고, 중소기업 육성정책에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더 많은 기업들이 세액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쉽게 세액공제를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