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범죄 기소율 5명 중 1명
"조세범죄 가벌성 인식 높여야"

장부의 거짓 기장, 허위 증빙, 재산은닉 등 조세포탈 범죄를 저질렀어도 처벌은 관대한 모양새다. 최근 5년간 조세범죄자 가운데 기소율은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범죄가 끊이지 않는 데는 이른바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인식이 짙은 상황이다.

2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조세범죄의 형사처벌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검찰청에서 처리된 조세범죄 인원은 1만1833명이었다. 이는 1년 전(1만2204명)보다 약 3% 줄어든 규모다.

조세범죄 인원은 2012년 1만2890명에서 2013년 1만4063명, 2014년 1만3986명, 2015년 1만2204명 등으로 201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검찰이 조세범을 주로 불구속기소해 조세범 처벌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검찰이 최근 5년간 조세 범죄로 구속기소 한 인원은 766명인데 반해, 불구속기소 한 경우는 6646명으로 약 8.6배나 차이를 보였다. 조세범죄의 기소율은 평균 20.9%였는데, 전체 형사범에 대한 기소율(37.9%)에 비해 크게 낮았다.

조세범죄의 기소율이 낮은 이유로는 조세회피기술이 지능·전문화되면서 일반 형사범에 비해 범죄혐의의 입증이 어려워서다. 특히 조세범죄의 가벌성에 대한 사법부, 국민의 인식 부족 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납세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 사업자 1600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6.8%는 '탈세자에 대한 처벌 수준이 낮다'고 응답했다. 한국에서 왜 탈세가 발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44.6%는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세범으로 기소되는 경우라도 구속구공판(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김)보단 불구속구공판, 구약식 청구의 비율이 현저히 높아, 조세범의 경우 대부분(94.3%)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불기소처분사유로 '기소중지', '혐의 없음'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불구속재판은 기소 이후에도 피고인의 증거인멸 등으로 조세범 처벌을 부실하게 만들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법원에서도 조세범에 대한 처벌이 상대적으로 관대하면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조세범처벌법 위반범에 대한 1심 처리 결과 전체 1433명 중 집행유예가 563명(39.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산형 510명(35.6%), 징역형 200명(14%). 기타 162명(11.3%) 등의 순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조세범죄는 국가의 관세권을 침해하고 조세형평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을 훼손시키는 중대한 형사범에 해당한다"며 "조세범죄에 대한 형사처벌의 실효성을 더욱 강화하고, 조세범죄에 대한 가벌성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입법정책적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