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궐련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 일반담배 90%로 합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아이코스,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물리는 세금을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세법개정안(위원회 대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일반 궐련 담배에는 1갑(20개비)당 594원의 개소세가 부과되는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1갑당 126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 개정안이 국회의 벽을 넘었을 때 궐련형 전자담배 개소세는 일반 담배의 90%인 약 535원까지 인상된다.

문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이 오른데 따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기재위는 조세소위원회에서 합의된 전자담배 개소세 100% 인상안(1갑당 594원)을 통과시키려고 했으나 '서민 증세' 논란에 막혀 불발된 바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개정안의 부대 의견으로 '세금 인상으로 담배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라는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업체의 가격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허울뿐인 문구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다수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세금이 올라가면 가격이 전가가 되는 거고, (업체가)담합을 하지 않은 이상 가격이 정해지는 건데, 정부가 행정지도를 하냐"라며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도 "결국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가격을 올리면 세무조사 하겠다라는 말 밖에 더 되겠느냐"며 "국민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담뱃값 올리지 않게끔 고육지책으로 나온 얘기이나, 정부 입장으로서 받아들이면 안 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과세 공백을 메꿔야 하며, 최종 소비자들의 담배가격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책적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궐련 대비 90%로 세율을 인상했을 땐 현 4300원인 담배 가격이 5000원 이상 오르지 않겠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가격 인상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일본의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설령 세금 인상으로 담배 가격이 오르더라도 그 인상폭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일본이 궐련 대비 전자담배 세율이 80%인데, 가격은 거의 같다"며 "세금이 부과 되도 궐련형을 넘어가는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국적 담배회사 전략을 봤을 때 그 이상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