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들의 '탈세'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산항목을 비용으로 처리하거나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는 등의 행위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통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국세청에 추징된 세액만 1조5000억원에 달했다.

19일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공공기관 세무조사 건수·추징세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공기관은 110건의 세무조사를 받아 1조4977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는 공공기관의 법인세 납부세액(11조1170억원) 대비 13.47%에 달하는 수치다. 다시 말해, 공공기관은 자신들이 납부한 법인세의 10%에 해당하는 세금을 탈세했다는 소리다.

국세청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무조사 건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연도별 조사건수를 살펴보면, 공공기관에 대한 세무조사는 2012년 15건에서 2013년 21건, 2014년 23건, 2015년 27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A공기업은 자산항목인 주택 건설자금이자를 당기비용으로 계상했으며 B공기업은 부가가치세 공제대상이 아닌 토지 관련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아 부가세가 추징된 바 있다. C공기업의 경우엔 외국법인에 사용료 소득을 지급한데 대한 원천징수를 누락했다.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그만큼 심각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공공기관의 탈세가 끊이지 않는데도 일반 국민들이 이 같은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국세청이 국세기본법상의 납세자 비밀유지보호권(제81조의13 비밀유지)을 빌미로 공공기관의 탈세정보를 외부에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국세청은 공공기관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이들의 탈세 정보를 낱낱이 국민에게 공개해 공공기관이 더 이상 탈세를 자행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