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 선임 소송, 국세청 자체수행 패소율보다 높아
"조세송무 변호사 확충…재직 장기화 인사정책 필요"

국세청이 외부에서 선임한 대리인(변호사 등)들을 앞세워 납세자들과 벌이는 '세금전쟁'에서 영 맥을 못 추고 있다.

국세청 내부 송무분야 변호사(특채), 직원들로 꾸린 조세소송에서 패소한 비율보다 외부 대리인을 선임했을 때의 패소율이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세청은 조세소송의 90% 이상을 국세청 내부에서 자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엔 고액화·전문화되는 조세소송에 대응하고자 '송무조직 개편·송무인력 증원·팀별 전담세목 집중 수행' 등의 방안을 마련하면서 소송 대응체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인 송무분야 변호사도 2014년 20명에서 올해 9월 현재까지 44명으로 늘린 상태다. 

자체수행 소송의 패소율이 매년 떨어지는 부분도 조세소송에 대한 자체 송무 능력을 높인 결과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2016년 국정감사 시정 및 처리결과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조세소송 전체 패소율은 13.4%에서 2015년 11.6%, 2016년 11.5%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고액사건이나 법리·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의 경우 국세청을 대신해 소송을 수행할 대리인을 선임하고 있는데,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리인들이 수행한 소송의 패소율은 2014년 39.5%에서 2015년 57.3%, 2016년 44.2%로 국세청의 자체수행에 따른 패소율보다 높다.

쟁점이 많은 고액사건의 경우엔 전부승소가 아닌 쟁점별로 일부 패소한 사례도 패소사건으로 집계되기에 실제 승소율은 올라갈 수 있으나, 국세청이 자체 수행한 소송보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부분은 바뀌지 않는다.

보고서는 "대리인 선임에 따른 국가 예산 소요가 상당하고, 고액·중요사건 소송 패소에 따른 국세청 과세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저하 등을 고려해 대리인 선임 사건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성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세소송 대리인 선임으로 든 세금(예산)은 2015년 41억200만원에서 2016년 63억원6000만원, 2017년 67억5000만원에 이른다.

보고서는 "조세송무 관련 전문성을 갖춘 경력 변호사를 확충하고, 내부 변호사들이 조세소송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직경로 확보·재직 장기화를 위한 인사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법령 해석에 관한 견해의 차이로 인한 조세소송 제기·패소가 계속되고 있는데, 법령 해석 관련 패소사건에 대해서는 사후관리를 강화해 관련 제도나 법령 개선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