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열린 기재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개소세 인상에 대해 논의됐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상을 두고 팽팽한 접전을 벌였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최종 결정은 유보했다. 

기재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개소세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하고 의결하기로 했지만 전자담배 세금 인상을 둘러싼 찬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논의를 포기하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22일 조세소위에서 통과시킨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소세를 126원(한 갑 6g 기준)에서 일반담배 수준인 594원으로 인상하는 안에 대해 논의하고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오전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오후에 다시 논의해 결론을 내리기로 했지만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전자담배 세금인상 문제는 추후 논의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건강에 대한 유해성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을 무작정 인상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담배회사가 세금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했다.

찬성 입장에서는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담배와 똑같이 세 부담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담배는 함량 차이 등 단일세금을 적용하고 있어서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똑같이 과세했으면 한다"며 "담배과세 체계는 유형별로 과세할 뿐이지 건강 유해도를 가지고 과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국제적으로 이 전자담배가 출시된 지가 초기상태라 유해성 등은 단편적인 것 외에는 없다"며 "다른 나라가 세율 낮은 것은 이유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세율 인상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탄탄한 논리를 갖고있지는 못하다"고 시인했다.

김 부총리는 "기존 담배들도 건강 유해성 여부를 가지고 과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같이 보는 것이 어떠냐"라며 "담배회사가 (세금인상으로) 가격을 소비자한테 전가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제세공과금이 일반담배와 전자담배가 2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봤을 때 전가시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재위에서 현안보고하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이날 회의에서는 법인세 인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재원 마련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야당의 질책이 쏟아졌다.

野, 법인세 인상 비판…김동연 "재검토 없다"

정부가 법인세 과표구간(2000억원 초과·세율 25%)을 신설하려는 이른바 '핀셋증세'에 대해 야당에서는 기업부담을 가중시키고 경제성장을 저해시킨다고 반대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외교·안보문제는 '문재인 패싱', 경제정책 결정에 있어서는 '김동연 패상'이란 얘기가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기재부가 법인세 인상은 없다고 하더니 10일 뒤에 인상안을 내놨다"며 "부총리는 기재부에 공무원으로 있을 때 법인세 인상을 찬성했느냐"라고 물었다.

김 부총리는 "언론에서 보도된 것을 봤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기재부에 있을 때는 5년 전인데, 그 때는 세제 쪽 일을 하지 않았고 다른 일을 해서 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힌 적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법인세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 과표 2000억원 초과 기업 중 중견기업도 57개나 있다"며 "법인세 인상은 분석을 면밀히 한 다음에 증세를 논의해야 한다. 이를 재검토 할 의향은 없느냐"라고 밝혔다.

이에 김 부총리는 "정부에서 법인세 인상을 포함한 세제개편안 확정해서 내일 제출할 상황이라서 지금 재검토하기는 어렵다"며 "(핀셋증세에) 중견기업이 포함된 문제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부총리가 '증세는 최후 수단'이라고 발언하고서 증세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책한 것과 관련, 김 부총리는 "새 정부 출범하고 시간이 짧았다. 세정당국에서는 증세를 포함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다 검토했었다. 다만 제가 그렇게 얘기한 뒤에 결과적으로 증세가 급물살을 타서 결정된 것은 유감표명을 하겠다"고 답했다.

심 의원이 "유감스럽다고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김 부총리는 "유감표시를 하는 것은 증세 자체가 아니라 경제팀장으로서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줘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5년 동안 178조원의 재정소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기재부에 178조원 예산 산정근거를 달라고 했더니국정과제 예산소요 및 재원조달 방안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재부는 산출근거가 없다고 답했다"며 "국정위가 안을 짠 것을 집행하는 정부가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153조원 공약가계부를 썼을 때 그 당시 야당이 얼마나 비난했느냐. 그런데 지금 정부도 178조원에 대해 모른다"며 "청와대나 국정위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서 던져주면서 178조원 만들라고 하고 그래서 핀셋증세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저희는 재정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꼼꼼하게 봤다"며 "재원조달 계획에 대해 여러차례 발표를 했는데 몇몇 의원들은 조달계획이 없다고 오해를 하고 있다. 제가 부총리로 와서 세입·세출 등에 대한 계획을 여러차례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선 "차질없이 준비를 하고 있고 세정당국하고도 긴밀하게 얘기하고 있다. 종교계와도 실무자가 협의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저도 종교계와 직접 논의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