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은닉재산이나 현금영수증 미발급 등 사례를 제보하거나 신고한 자에게 지급되는 포상금 예산이 부족해 국세청이 다른 예산을 전용해 지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6회계연도 결산위원회별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이 운영하는 현금영수증 관련 포상금과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은 예산보다 많은 돈을 집행했고 해외금융계좌 신고포상금은 단 한 건도 지급되지 않았다.

현재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급거부·미발급신고포상금(신고액의 20%, 건당 50만원·연간 200만원 한도) ▲탈세제보포상금·차명계좌 신고포상금(한도 30억·20억원) ▲은닉재산 신고포상금(20억원) ▲해외금융계좌 신고포상금(한도 20억원) ▲명의위장 신고포상금(신고건별로 100만원 지급)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예정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급거부·미발급신고포상금으로 12억9300만원을 예산을 책정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인건비에서 11억8700만원을 이용해 총 24억8000만원을 집행했다.

이미 지난 2014년 결산 당시 이 같은 사안이 지적되면서 시정조치를 하도록 권고했음에도 국세청이 예산을 적게 편성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은닉재산 신고포상금의 경우 지난해 예산 3억5000만원이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액은 8억3900만원이었다. 국세청은 지난 2015년 2월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지급구간 개정으로 지급액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예산안 편성 당시 예측 가능한 변수였다는 점에서 국세청의 설명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예정처의 의견이다.

반면 해외금융계좌 신고포상금은 단 한 건도 집행되지 않았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 및 내국법인이 보유한 해외금융계좌의 내역을 관할 세무서장에 신고하는 제도로 전년도에 보유한 해외금융계좌의 잔액 합계가 10억원을 넘는 경우 신고대상이다.

이를 신고하지 않은 사람을 제보한 자에게는 신고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매년 예산이 편성되어도 집행된 적이 없었다. 예정처는 해외금융계좌 신고대상 기준이 높아 대상자가 많지 않고 10억원 이상의 고액 해외계좌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 발표 때 해외금융계좌의 잔액 합계 기준을 10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