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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소규모 법인 세원관리' 관련 연구용역 진행

국세청이 이른바 '소규모 법인' 세원관리의 정교함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무역량이 취약한 소규모 법인들의 납세성실도가 낮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른바 '과세 사각지대'에 놓인 세원을 발굴하는 징세행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1일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소규모 법인의 효율적인 세원관리'와 관련된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규모 법인에 과세칼날을 들이댄 이유 중 하나는 세원이 투명하지 않았던 점이 꼽힌다. 사실 대기업에 비해 국세청의 세원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보니 소규모 법인을 매개로 한 세금탈루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현재 사업자의 매출 누락이나 허위증빙을 잡아내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을 벌어들인 개인사업자를 '성실신고확인대상자'로 묶어 놓고 있지만, 적지 않은 개인사업자들이 성실신고확인제가 적용되지 않는 법인사업자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탈세창구로 '가족회사'가 이용되기도 한다.

대표사례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다.

부동산임대업체인 정강을 통해 고급 승용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자, 기획재정부는 지배주주 지분이 50%를 넘고 부동산임대가 주업인 법인의 접대비(연 1200만원→600만원), 업무용 승용차 관련비용(800만원→400만원) 손금산입 한도를 절반으로 깎았다.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그간 성실신고확인제의 범위에 들지 않았던 법인, 그 중에서 소규모 법인을 과세권 안으로 넣었다. 이들 법인에 대한 세원 투명성을 비롯해 과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소규모 법인의 범위는 상시근로자수가 5명 미만이거나, 부동산임대업(부동산임대소득 수입금액의 70% 이상 포함)이 주된 사업으로 하는 법인 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규모 법인들이 국세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세청이)대기업만 건드리다보니 소규모 법인들은 납세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10월 말 발표될 국세청의 연구 용역 결과에 따라 과세 취약분야에 초점을 맞춘 세무조사가 전략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용역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소규모 법인이 모두 소득탈루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그간 기재부의 세법개정 추이를 감안할 때 세원이 투명하지 않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소규모 법인의 세원관리에 관련한 연구 용역이 진행되는 상황이여서 이들 법인들이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우려할 문제가 있을 수 있느니 한번 보자는 취지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