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에 가까운 근로소득자들이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된다는 주장에 반대 의견이 제시됐다. 근로소득공제 등 특정 공제 제도에 문제가 있을 뿐, 단순히 면세점 이하 근로소득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을 없애야 한다는 측면에서 과세논리를 펼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2시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 2층 토파즈홀에서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조세일보 부설 조세정책연구소(소장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가 주최하고 법무법인 율촌 후원으로 진행된 '조세정책토론회(소득재분배 바람직한 방향은?-최고소득층 세율인상을 중심으로)'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소득재분배와 관련해 "(부가가치세)간이과세자는 외국에서 훨씬 비중이 높다"며 "간이과세자는 늘려야 한다. 연구결과를 봐도 간이과세자 비중은 높은 것이 낫다. 국가가 세금을 걷기 위해 노력하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간이과세자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세목이 마찬가지다. 30~40% 이하 계층이 면세점 이하인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면세점 이하 근로소득자를 박멸하겠다는 식의 정책은 바람지하지 않다"고 말했다. 

면세자 비율이 많은 것은 특정 감면제도가 잘못된 것인데, 정부가 제도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면제자가 많으니까 없애자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한 감면 제도가 잘못됐으니 제도를 수정하자'고 하는 것이 맞다. 핀셋으로 집어 이 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근로소득공제는 문제가 너무 많기에 조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오문성 오문성 조세일보 조세정책연구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소득자의 48%.1%(2014년 기준)가 과세 미달자이지만 미국(35.8%), 캐나다(33.5%), 호주(25.5%) 등은 그 비율(2013년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영국은 2.9%만이 과세 미달자다.

아울러 올해 세법개정으로 인한 세수효과 23조4000억원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박 교수는 "자연세수증가로 재원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세법개정으로 상당한 여유를 갖게 됐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박 교수는 이어 "주택가액 문제로 시끄러운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확대, 재산세 증가, 보유세 도입, 공시지가 현실화 등 아직 세수 확보 여지가 남아있는 부분도 있다"며 "이 부분이 현실화 되면 상당한 세수가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5개년안은 최종적이고 고칠 수 없는 수치가 아니다.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숫자나 구성에 대해 너무 목을 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