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핀셋 규제 푼 'ISA'…아쉬움 토해내는 금융업계, 왜?	2017.08.14
정부가 '국민통장'이라 지칭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운용 실적이 당초 기대에 한참을 못미치고 있다. 잔액이 10만원도 되지 않는 계좌의 크고 수익률 또한 은행의 예금 금리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서민 등 국민들의 재산형성을 돕겠다"는 도입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사실상 '0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음에 따라 정부가 비과세 혜택을 늘리고 중도인출에 대한 제약까지 풀었다. 재산형성을 더 돕고 긴급하게 찾아 쓸 목돈으로 활용하게끔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고사 위기에 처한 ISA를 살릴 '극약처방'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른바 '핀셋 규제'를 풀었지만 금융업계가 바라보는 시각은 '아쉽다'는 평가다. ISA 살리려는 정부 현재 ISA는 '서민형(총급여 5000만원,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가입대상)' 기준으로 운용수익의 250만원까지 15.4%(지방세 1.4% 포함)의 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한 분에도 9.9%(분리과세)만 징수하기 때문에 재산 불리기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세제혜택에는 3년(일반형 5년) 동안 납입액을 중간에 찾지 않아야 하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의무가입 기간 내 납입액을 인출했을 때 그간 감면받은 세금을 도로 토해내야 한다. 게다가 비과세 적용 한도가 5년 동안 수익 250만원(일반 200만원)까지여서, 재산 형성에 보탬이 되기엔 미흡한 수준이란 지적이 많았다. ISA는 금융권의 과도한 경쟁으로 초기에 '반짝 인기'를 끈 뒤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한 ISA의 가입자 수는 약 110만2000명에서 9월 217만8000명으로 껑충 뛰었다가, 올해 4월 212만6000명에서 6월 현재 205만1000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ISA 비과세 한도가 최대 5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일반형 ISA 비과세 한도는 300만원, 서민형·농어민은 500만원까지다. 가령 서민형 가입자가 3년 의무가입 기간 동안 연간 납입한도 금액인 2000만원을 ISA계좌로 운용했다면 수익률 4% 기준으로 480만원의 운용수익 전액을 비과세 받을 수 있다. 일반형 가입자의 경우는 5년간 매년 500만원을 납입했을 때 운용수익 300만원까진 세금이 없다. 특히 최대 약점으로 꼽힌 중도인출 제약을 풀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지금은 근로자가 퇴직을 했거나 사업소득자가 폐업하는 등의 사유가 아니라면 중간에 돈을 뺄 수가 없는데, 내년부터 아무 조건 없이 중도인출이 허용된다. 서민층의 주택마련, 의료비 등 긴급한 자금 수요를 감안해서다. 금융업계 "ISA, 여전히 보완할 부분 많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업계에선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한참 남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비과세 한도를 늘리기는 했지만 기존 가입대상자만을 위한 혜택일 뿐, 국민통장의 지위를 얻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ISA 가입을 소득여부에 관계없이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ISA 시즌2에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가입 대상은 근로자, 사업자, 농어민으로만 묶여 있는 형편이다. 그동안 금융업계에서는 '18세 이상 전 국민'으로 가입 대상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ISA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가입자격에 특정한 요건을 두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ISA가 국민만능통장이란 별칭에 맞게 모든 국민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위해서는 가입대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전체(운용수익) 비과세를 허용해주는데, 비과세 한도가 조금밖에 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SA 서민형의 세제혜택이 크게 늘었지만 전체 가입자 중 비중이 크지 않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서민들 중 ISA에 연간 2000만원씩 5년 동안 돈을 넣어둘 사람이 얼마냐 되겠냐"고 말했다. ISA 가입기간 종료는 내년 말까지다. 정부는 ISA 제도의 일몰을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할 때 정책효과성을 따져 가입대상 확대를 포함시킬지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핀셋 규제 푼 'ISA'…아쉬움 토해내는 금융업계, 왜?

2017.08.14

정부가 '국민통장'이라 지칭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운용 실적이 당초 기대에 한참을 못미치고 있다.

잔액이 10만원도 되지 않는 계좌의 크고 수익률 또한 은행의 예금 금리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서민 등 국민들의 재산형성을 돕겠다"는 도입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사실상 '0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음에 따라 정부가 비과세 혜택을 늘리고 중도인출에 대한 제약까지 풀었다. 재산형성을 더 돕고 긴급하게 찾아 쓸 목돈으로 활용하게끔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고사 위기에 처한 ISA를 살릴 '극약처방'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른바 '핀셋 규제'를 풀었지만 금융업계가 바라보는 시각은 '아쉽다'는 평가다.

ISA 살리려는 정부

현재 ISA는 '서민형(총급여 5000만원,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가입대상)' 기준으로 운용수익의 250만원까지 15.4%(지방세 1.4% 포함)의 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한 분에도 9.9%(분리과세)만 징수하기 때문에 재산 불리기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세제혜택에는 3년(일반형 5년) 동안 납입액을 중간에 찾지 않아야 하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의무가입 기간 내 납입액을 인출했을 때 그간 감면받은 세금을 도로 토해내야 한다. 게다가 비과세 적용 한도가 5년 동안 수익 250만원(일반 200만원)까지여서, 재산 형성에 보탬이 되기엔 미흡한 수준이란 지적이 많았다.

ISA는 금융권의 과도한 경쟁으로 초기에 '반짝 인기'를 끈 뒤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한 ISA의 가입자 수는 약 110만2000명에서 9월 217만8000명으로 껑충 뛰었다가, 올해 4월 212만6000명에서 6월 현재 205만1000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ISA 비과세 한도가 최대 5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일반형 ISA 비과세 한도는 300만원, 서민형·농어민은 500만원까지다.

가령 서민형 가입자가 3년 의무가입 기간 동안 연간 납입한도 금액인 2000만원을 ISA계좌로 운용했다면 수익률 4% 기준으로 480만원의 운용수익 전액을 비과세 받을 수 있다. 일반형 가입자의 경우는 5년간 매년 500만원을 납입했을 때 운용수익 300만원까진 세금이 없다.

특히 최대 약점으로 꼽힌 중도인출 제약을 풀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지금은 근로자가 퇴직을 했거나 사업소득자가 폐업하는 등의 사유가 아니라면 중간에 돈을 뺄 수가 없는데, 내년부터 아무 조건 없이 중도인출이 허용된다.

서민층의 주택마련, 의료비 등 긴급한 자금 수요를 감안해서다.

금융업계 "ISA, 여전히 보완할 부분 많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업계에선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한참 남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비과세 한도를 늘리기는 했지만 기존 가입대상자만을 위한 혜택일 뿐, 국민통장의 지위를 얻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ISA 가입을 소득여부에 관계없이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ISA 시즌2에도 시즌1과 마찬가지로 가입 대상은 근로자, 사업자, 농어민으로만 묶여 있는 형편이다.

그동안 금융업계에서는 '18세 이상 전 국민'으로 가입 대상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ISA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가입자격에 특정한 요건을 두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ISA가 국민만능통장이란 별칭에 맞게 모든 국민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위해서는 가입대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전체(운용수익) 비과세를 허용해주는데, 비과세 한도가 조금밖에 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SA 서민형의 세제혜택이 크게 늘었지만 전체 가입자 중 비중이 크지 않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서민들 중 ISA에 연간 2000만원씩 5년 동안 돈을 넣어둘 사람이 얼마냐 되겠냐"고 말했다.

ISA 가입기간 종료는 내년 말까지다. 정부는 ISA 제도의 일몰을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할 때 정책효과성을 따져 가입대상 확대를 포함시킬지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