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세율 올려 공제 깎아…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옥죄기'	2017.08.02
◆…법인세 올려도 투자 하실거죠?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차 세제발전위원회'에 참석, 박용만 공동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법인세(소득세 포함)의 명목세율(법정세율) 인상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발표되기 한 달 전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발언이다. 세출에서 재량지출이나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고, 세입기반은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면서 넓히겠다는 것이 재원조달책의 기조였다. 단 재원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때 명목세율을 건드리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마저도 '국민적 합의'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런데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못 박았던 경제수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취약계층, 영세기업에게 재정 지원을 더 주고자 담세여력이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 명목세율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이명박 정부에서의 법인세율 인하가 낙수효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겨냥하듯 '세율 환원'이라는 표현을 가져다 붙였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부진한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 카드는 경기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게다가 비과세·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는 부분까지 없애면서 결국 기업의 투자활동은 물론 일자리까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낙수효과 없으니, 법인세율 원래대로 역대 정부를 거치며 법인세 최고세율은 단계적으로 낮아져왔다. 지난 1990년대 초까진 34%를 유지했으나 김대중 정부 시절 27%, 노무현 정부 25%, 이명박 정부 때 현 수준(22%)까지 떨어지면서 10여년 간 손질이 없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인상 불가론을 펼쳤는데, 문재인 정부가 적정 세부담을 들며 세율을 건드리기로 한 것이다. 2일 정부가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세 과세표준 금액 '2000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세율을 현 22%에서 25%로 끌어올렸다. 개정 세율을 적용받는 기업은 약 129개(2016년 신고기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세부담을 적정화하고, 확보 재원으로 취약계층·영세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과세표준 5000억원 초과 구간에 속하는 법인의 세부담은 어떨까. 현행 세율을 적용했을 때 약 1095억8000만원의 세부담을 지는데, 개정 세율에서는 90억원이 늘어난 1185억8000만원이 된다. 이 같은 조치로 연간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세수가 더 거둬질 전망이다. 개정 세율은 내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 분부터 적용된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 수준이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높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주요 20개국(G20)의 평균 법인세율은 25.7%다. '지못유(지키지 못해 유감스럽다)' 김동연... 법인세 인상론이 등장할 때마다 정부의 논리는 '국제적인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였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세율을 올리는 대신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쪽을 방향성을 설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절반 이상의 국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조세정책 기조를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는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적정 수준이라며 기존 입장을 뒤집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사실상 구호로 그치게 된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법개정안 브리핑에서 명목세율 인상과 관련해 "경제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고 예측가능하게 해야 하는데, 저 스스로가 지키지 못한 데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복지재원을 마련하고자 추진하는 증세도 실익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5년(2018년~2020년) 간 공약이행 재원은 약 178조원이다. 이 중 복지에 써야 할 돈은 77조4000억원으로 재정지출의 비중이 가장 크다. 정부는 세입 개혁으로 약 82조6000억원의 재원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대부분 세입 호조와 성장에 따른 세수증가분(5년간 60조5000억원이)이 차지했다. 재원조달에 어려움이 있어 명목세율을 건드렸다고 보긴 어렵다. 대다수의 전문가들도 "세율을 올려서 세수를 확보하기 보단, 경기를 살려서 세수를 늘리는 것 맞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투자가 줄면 세수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우려도 있다.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2% 올렸을 때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2.0% 감소, 장기적으로는 3.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율 올려 공제 깎아…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옥죄기'

2017.08.02

◆…법인세 올려도 투자 하실거죠?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0차 세제발전위원회'에 참석, 박용만 공동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법인세(소득세 포함)의 명목세율(법정세율) 인상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발표되기 한 달 전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발언이다.

세출에서 재량지출이나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고, 세입기반은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면서 넓히겠다는 것이 재원조달책의 기조였다. 단 재원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때 명목세율을 건드리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마저도 '국민적 합의'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런데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못 박았던 경제수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취약계층, 영세기업에게 재정 지원을 더 주고자 담세여력이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 명목세율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이명박 정부에서의 법인세율 인하가 낙수효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겨냥하듯 '세율 환원'이라는 표현을 가져다 붙였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부진한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 카드는 경기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게다가 비과세·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는 부분까지 없애면서 결국 기업의 투자활동은 물론 일자리까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낙수효과 없으니, 법인세율 원래대로

역대 정부를 거치며 법인세 최고세율은 단계적으로 낮아져왔다.

지난 1990년대 초까진 34%를 유지했으나 김대중 정부 시절 27%, 노무현 정부 25%, 이명박 정부 때 현 수준(22%)까지 떨어지면서 10여년 간 손질이 없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인상 불가론을 펼쳤는데, 문재인 정부가 적정 세부담을 들며 세율을 건드리기로 한 것이다.

2일 정부가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세 과세표준 금액 '2000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세율을 현 22%에서 25%로 끌어올렸다. 개정 세율을 적용받는 기업은 약 129개(2016년 신고기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세부담을 적정화하고, 확보 재원으로 취약계층·영세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과세표준 5000억원 초과 구간에 속하는 법인의 세부담은 어떨까. 현행 세율을 적용했을 때 약 1095억8000만원의 세부담을 지는데, 개정 세율에서는 90억원이 늘어난 1185억8000만원이 된다. 이 같은 조치로 연간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세수가 더 거둬질 전망이다.

개정 세율은 내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 분부터 적용된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 수준이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높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주요 20개국(G20)의 평균 법인세율은 25.7%다.

'지못유(지키지 못해 유감스럽다)' 김동연...

법인세 인상론이 등장할 때마다 정부의 논리는 '국제적인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였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세율을 올리는 대신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쪽을 방향성을 설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절반 이상의 국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조세정책 기조를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는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적정 수준이라며 기존 입장을 뒤집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사실상 구호로 그치게 된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법개정안 브리핑에서 명목세율 인상과 관련해 "경제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고 예측가능하게 해야 하는데, 저 스스로가 지키지 못한 데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복지재원을 마련하고자 추진하는 증세도 실익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5년(2018년~2020년) 간 공약이행 재원은 약 178조원이다. 이 중 복지에 써야 할 돈은 77조4000억원으로 재정지출의 비중이 가장 크다.

정부는 세입 개혁으로 약 82조6000억원의 재원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대부분 세입 호조와 성장에 따른 세수증가분(5년간 60조5000억원이)이 차지했다.

재원조달에 어려움이 있어 명목세율을 건드렸다고 보긴 어렵다.

대다수의 전문가들도 "세율을 올려서 세수를 확보하기 보단, 경기를 살려서 세수를 늘리는 것 맞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투자가 줄면 세수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우려도 있다.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2% 올렸을 때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2.0% 감소, 장기적으로는 3.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