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명목세율(법정세율)을 올리는 동시에 추가적으로 각종 감면제도를 정비한다.

상대적으로 납세여력이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세부담을 더 지우도록 해 재원을 마련, 취약계층·영세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성장·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활용을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세입기반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 이외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R&D(연구개발) 지출비용, 설비투자비용에 따른 감면액을 줄이기로 했다.

우선 대기업의 일반 R&D 비용 세액공제에서 증가분 방식의 공제율은 30%로 그대로 두는 대신, R&D 지출액의 1~3%가 적용되는 당기분 공제율을 0~2%로 낮췄다. 당기분 방식은 단순보조적 지원으로 R&D 유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R&D 실적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제공되던 기본공제율(1%)이 없어지면서 매출액과 비교해 일정 수준의 R&D 비용을 지출해야 추가공제율(2%)을 받을 수 있다.

설비 투자에 따른 세액공제도 줄인다.

대상은 생산성향상시설, 안전설비, 환경보전시설 투자세액공제 제도인데 다른 투자세액 공제제도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한 조치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 R&D 설비투자, 에너지절약시설, 의약품 품질관리시설 공제율은 대기업 1%, 중견기업은 3%로 적용하고 있는 상태다.

생산성향상시설 공제는 현 대기업 3%, 중견기업 5%, 중소기업 7%의 공제율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1·3·7%로 각각 내린다. 소방·화학안전 등 안전설비 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두 제도의 조세특례 기한은 2019년까지 2년 더 연장된다.

폐수처리시설 등 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내년 일몰)은 대기업 1%(종전 3%), 중견 3%(5%)로 내리며, 중소기업은 현 10% 수준을 유지한다.

특정 사업연도에 과도한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하도록 제한을 둔 '대기업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도 손질했다.

이월결손금 공제란 기업이 최장 10년 이내에 결손금이 있을 경우, 이를 현재의 이익과 상계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공제한도는 현재 당해연도 소득의 80%로 설정되어 있는데, 내년 60%, 2019년 이후 50%로 각각 내리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의 조세부담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