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세무조사 사전통지 조사시작 10일전→15일전 발부
조사종료 후 조사내용, 결정이유 등 통지 의무화
조사 중지 기간 중 자료제출 요청도 원천 차단

앞으로 세무조사 대상 기업들의 경제적·심리적 부담감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세무조사와 관련한 법규정(국세기본법)을 친(親)납세자 기조로 대폭 뜯어고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업을 괴롭히는 세무조사가 아닌,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여부를 체크하는 세무조사 본연의 기능만 발휘될 수 있도록 법적 규제장치를 강화한 것이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먼저 세무조사 사전통지(정기세무조사)는 내년 1월1일 이후 조사하는 분부터 조사시작 15일전 통보하도록 했다. 현재는 조사시작 10일전 통지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통지서에는 납세자의 성명과 주소, 조사기간 및 조사대상 세목, 조사사유 등을 적어야 하는데, 만약 해당 세무조사가 부분조사인 경우 '부분조사의 범위' 또한 통지서에 적어넣도록 의무화된다.

심층(특별)세무조사의 경우 사전통지가 생략된 채 착수되지만 앞으로는 세무조사 착수시 정기세무조사 사전통지 항목 및 사전통지를 생략한 채 조사에 착수한 이유 등을 적어 조사대상 납세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기업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부분이나 다름없는 세무조사반의 '무차별 자료 제출요구'도 법으로 금지된다. 세무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조사대상 세목·과세기간의 과세표준 및 세액계산과 관련된 자료 외의 자료)는 원칙적으로 제출을 요구할 수 없도록 규제된다.

심층(특별)세무조사 착수시 권한을 남용, 세무회계 담당 부서 직원들의 휴대폰이나 개인USB 등까지도 훑어가려는 시도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납세자 동의만 있으면 자료 영치가 가능하도록 법 해석이 가능해 대충 '압력'을 행사해 자료 영치를 해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앞으로는 무신고 등 납세협력의무 불이행, 신고내용에 탈루·오류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 존재 등 납세자의 성실성 추정이 배제되는 사유가 있는 경우 또는 납세자가 임의로 제출한 자료 등에 한해 납세자 동의를 얻어 영치해야 한다.

영치한 자료는 납세자가 요청할 경우 조사에 지장이 없는 한 14일 이내 반드시 반환하도록 법을 고친다. 다만 납세자보호위원회 승인이 있는 경우 1차에 한해 14일 이내 연장이 가능하다.

즉 영치한 자료는 최대 28일까지만 국세청이 가지고 있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기법상 사본 보관은 가능하기 때문에 방대한 자료를 영치해 왔다면 이 기간 동안 열심히 복사를 해두어야 한다. 

세무조사 결과 통지도 보완된다.

조사담당 공무원이 세무조사 결과(조사내용, 조사대상 세목 및 과세기간, 결정·경정할 과세표준·세액 및 산출근거, 결정·경정이유 등)를 조사 종료 후 20일 이내 통지해야 한다(2018년 4월1일 이후 세무조사 종결분부터 적용).

또한 세무조사 착수시 조사담당 세무공무원은 납세자권리헌장 교부 및 요지 낭독과 함께 납세자보호위원회 청구사항과 절차 등도 추가로 납세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세무조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법이 정한 사유로 세무조사를 중지한 기간 중 납세자에게 자료제출 요구를 금지하기로 했다. 현재는 세무조사 중기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정부는 부분세무조사(전부조사의 예외로서 특정 사업장·항목 또는 거래 일부에 대한 조사)의 사유를 법에 명확하게 적시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재조사 결정에 따른 사실관계 확인 조사 ▲국세환급금 결정 또는 경정청구 처리를 위한 조사 ▲거래상대방에 대한 전부조사 중에 거래 일부의 확인을 위한 조사 ▲구체적인 탈세제보시 해당 탈세혐의 확인을 위한 조사 ▲명의위장, 차명계좌를 이용한 탈루혐의 확인을 위한 조사 등 사유의 경우 부분세무조사가 가능하도록 명문화 했다.

다만 동일한 세목과 과세기간에 대한 부분조사는 재조사 결정 또는 환급 또는 경정청구 처리를 위한 조사를 제외하고는 2회 이내로 실시하도록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