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간 稅소식]
닻 올린 '한승희號'…국민에게 신뢰받는 국세청 될까?

세소식1.

우리나라 세수를 책임지고 있는 2만명 국세청 조직의 수장이 바뀌었습니다.

2년10개월 동안 국세청을 이끌었던 임환수 전 국세청장은 재임기간 동안 일선 세무서의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를 통합해 개인납세과를 신설하고 송무조직을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인 엔티스(NTIS)도 개통해 국세행정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희망사다리'라는 슬로건 아래 하위직이라도 열심히 일하면 고위직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일선 세무서에서도 복수직 서기관 승진자가 탄생했고 비고시 출신 차장과 세무대 출신 지방청장이 탄생하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임 전 국세청장은 떠나면서 후배 국세공무원들에게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국세청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임 국세청장이 떠난 자리에는 한승희 국세청장이 제22대 국세청장으로 취임했습니다.

한 국세청장은 서울청 조사국 조사팀장, 국세청 국제조사과장, 국세청 조사기획과장,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 서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청장 등을 거친 '조사통'입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국세청장이 취임하면 세수를 더욱 쥐어짜기 위한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한 국세청장은 취임사에서 이런 의혹을 전면 부정했습니다.

중소납세자의 편의를 위해 세무조사 보다는 간편조사를 확대하겠다고 천명한 것입니다. 국세청 본연의 임무인 세수확보·재원조달을 위해선 세수를 억지로 쥐어짜기보다는 성실신고를 최대한 지원해 자납세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고의적·지능적 탈세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해 엔티스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고 송무조직의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납세자 보호를 위해 일선의 납세자보호조직을 외부에 개방해 독립성을 제고하겠단 약속은 물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은 승진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에 따른 인사,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임 전 국세청장이 당부한 '신뢰 받는 국세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임 전 국세청장이 직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고 국세청을 떠났던 것처럼 한 국세청장도 취임사에서 공언했던 것들을 잘 이행해 퇴임식에서 '떠나는 모습도 아름다운' 제22대 국세청장이 됐으면 합니다.

세소식2.

경유세 인상으로 여론이 시끌시끌해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급한 불을 껐습니다.

경유세 인상을 시작으로 정부가 증세에 슬슬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민들이 뒤숭숭해 했는데요. 조세정책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는 "경유세율을 올리지 않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발표한 적도 없는데, 시중에서는 왜 경유세를 인상한다는 얘기가 떠돌았을까요?

지난해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경유세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는데요. 다만 조세재정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공동연구 후 공청회 등을 거쳐 조정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동안 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내용들은 정부 세법개정안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언론에서는 늘 조세연의 보고서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세제공청회에서 '유류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유세 인상 논란에 불이 붙은 것입니다. 이에 기재부는 부랴부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기재부에서는 "공청회 안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경유세 인상 가닥을 잡았다라고 보도하기에 연구용역 보고서를 확인했다"며 "그 결과, 경유상대가격 인상의 실효성이 낮게 나타났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재부의 해명으로 여론은 일단 잠잠해졌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수면 위에 떠오른 '증세' 논란에 호되게 당한 정부가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와 비과세·감면 정비 등의 민감한 문제를 정면돌파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소식3.

성실신고 의무 규정을 위반한 세무사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107차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세무사법 제12조 성실신고 의무 규정을 위반한 14명의 세무사에 대해 직무정지, 과태료 등의 징계사항을 의결했습니다. 직무정지 징계를 받은 세무사들은 성실신고확인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였습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성실신고확인제'에 따라 이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세무사가 오히려 부실하게 검증해 '감시자'가 아닌 '조력자'가 돼 버린 것입니다.

성실신고확인제란 일정 소득 이상의 자영업자가 소득세를 신고하기 전에 신고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의 여부를 세무사에게 먼저 확인받는 제도로 세무사는 납세자의 지출비용에 대한 적격증빙(계산서, 현금영수증,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 장부상 거래액과 적격증빙금액의 일치 여부를 조사해 과다비용 항목을 가려내야 합니다.

성실신고 허위확인 금액에 따라 직무정지 기간은 다르게 적용됐습니다.

한 세무사는 수십억원 규모 필요경비의 적격증빙 수취여부에 대한 부실검증 사실이 적발되면서 무려 '직무정지 2년'이라는 징계철퇴를 맞았습니다. 직무정지 징계를 받은 세무사는 8월1일부터 세무사 자격이 정지되는데요.

이밖에 탈세 상담이나 성실의무 규정을 위반한 세무사에게는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최대 과태료 1000만원에서 최저 350만원 사이의 징계 처벌이 내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