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비용 최대 효과 보려면…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

소득이 있어도 세금(근로소득세)을 내지 않는 근로자의 비율이 전체 근로자의 절반이나 되는데도 그간 정부에선 쉽사리 건드리지 못했다. 담세력(조세부담 능력)이 없는 저소득근로자들에 대해 '증세 카드'를 꺼냈을 때 조세저항이라는 후폭풍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을 제외한 면세근로자의 경우 '일정 정도는 세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과세형평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조세저항이 적게 면세자를 줄이려면 일정 금액 이상 근로자에 한해 '세액공제 종합한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면세자 축소 시도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과거 세제개편으로 면세자 비중이 크게 늘어났던 중간소득계층이 증세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 공제제도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각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2015년 기준 전체 근로소득자 중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비중은 46.8%에 이른다.

조세연의 연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총급여액이 2000~3000만원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공제한도를 85~95%로 제한했을 때 면세자 비율이 5~10%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됐을 땐 '2000~6000만원' 급여구간의 면세자는 크게 줄고 세부담도 늘어나면서, 약 2318억원 규모의 세입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고서는 "최소의 비용(세부담 증가)으로 최대의 효과(면세자 축소)를 얻는 것이라면, 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안과 표준세액공제 축소안을 정책으로 입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표준세액공제를 1만원 줄였을 때 면세자 비중은 평균 0.9%포인트 줄어든다. 세수효과는 1만원 당 235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표준세액공제 축소는 저소득 1, 2인 가구에 세부담이 집중되는 문제를 안고 있어, 중·상위 소득자들을 타킷팅(최상위 제외)해 면세자 축소를 도모한다면 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대안이 효과적이라는 게 조세연의 설명.

근로소득공제를 손질했을 때의 세수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1500만원 이하 급여 구간의 공제율을 줄였을 때 면세자 비중은 약 2.0~5.7%포인트 줄어들며, 세입효과는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조세연은 "근로소득공제 축소대안은 전반적으로 소득세 한계세율이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소득세 구조 정상화, 가구 규모 간 세부담 격차 확대와 부합된다"며 "전체 근로소득자의 세부담에 영향을 미쳐서 세부담 증가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밝혔다.

한편 조세연 연구 결과가 무조건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반영된다고 볼 수 없지만, 국가예산을 들인 연구용역 결과를 정부가 외면하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