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발언이 발목 잡을 줄이야" = 김동연 후보자가 과거 복지 포퓰리즘을 비판했던 발언이 문제되면서 문재인 정부와의 정책 기조가 맞지 않는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김 후보자는 "소신껏 하겠다"고 답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정권 코드 맞추기'를 할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며 정권이 휘둘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7일 열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김 후보자가 자신의 소신을 접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코드 맞추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냈다.

과거 정부에서'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발언을 한 것이 김 후보자의 발목을 잡은 꼴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평생을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일을 하면서 본인의 철학과 정책방향이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것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중요하게 말했는데 김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보니 이런 말이 없고 혁신성장을 얘기하고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이 해법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오랫동안 경제분야 일을 하면서 철학이 있다. 지금 새 정부에서 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일부러 맞춘 것이 아니라 일치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일부는 조정이 필요하다"며 "소득주도 성장은 우리 경제의 난제 푸는데 중요하다. 소득주도 성장 측면에서 일자리 문제도 중요한 축이지만 또 다른 한 축으로는 혁신성장을 같이 해야한다"고 답변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 공무원 일자리 창출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정부가 최대 고용주라는 말도 안되는 것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후보자가 경제수장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대통령이나 그 주변에 소위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한테 휘둘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포퓰리즘에 따르는 예산을 요구하는 부처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며 "사병 월급을 인상한다면 국가가 재정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병 월급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과거 김 후보자의 발언과) 모순되지 않느냐"라고 문제 삼았으며 김 후보자는 "당시 발언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제가 맡은 일에 대해 얘기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 역시 "김 후보자는 복지 포퓰리즘에 대해 우려를 많이 했다"며 "누리과정에 대한 국고지원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2012년 대선 당시 '재벌의 손자까지도 정부가 교육비를 대주는 것은 복지 과잉'이라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추경, 핵심은 민간 일자리인데…" = '일자리 추경'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꽃다발'이라고 맹비난하자 김 후보자는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중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추경 요건을 문제 삼으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일자리 추경' 파상공세…김동연 "민간 일자리 창출" 응수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는 추경 편성에 대해 야당이 파상공세를 이어갔지만 김 후보자는 추경을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중물"이라며 맞받아쳤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민간 위주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국민 혈세로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현 정부의 목표는 아닐 것"이라며 "김 후보자는 과거 쓴 칼럼에서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표현했다. 경직되고 효율성이 떨어주는 공무원 사회의 특징을 말해준 것인데, 개혁해야 할 부분은 놔두고 (공무원 일자리만) 늘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지금 편성한 추경 예산안은 일자리와 무관하다. 근거없는, 조건이 안 되는 추경예산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꽃다발 추경"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공공부문의 철밥통 내지는 기득권, 카르텔은 분명하게 개혁을 해야한다"며 "다만 추경 문제는 워낙 고용절벽에 에코붐 세대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민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재정적인 역할로 봤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공일자리 만드는 것이 (일자리 문제 해결의) 완성이 아니다. 성패의 관건은 민간 일자리"라고 덧붙였다.

추경요건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추경은 전쟁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나 남북관계, 경제 상황 등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거나 우려가 있을 때 편성할 수 있다"며 "이번 추경은 어디에 해당하느냐"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대량 실업이 발생할 우려로 (추경 편성을) 했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대량실업 갖다붙이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며 "본예산 편성하고 부족하다면 예비비로 쓰면 된다. 예비비가 3조원이 있고 이번 추경에 포함된 공무원 일자리 창출 예산은 80억원이다. 당연히 예비비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평생 국민들에게 빚을 지우는 일"이라며 "장관으로서 (현 정부의) 코드를 안 맞출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공공부문의 몸집키우기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 후보자는 "견해가 다를 수 있다"며 "소신있게 (정책을) 하겠다"고 답했다.

◆…"세금 문제는 신중, 또 신중" = 법인세 인상, 종교인 과세 등에 대해 김 후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종부세 강화 등에서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하는 등 세금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법인세율 인상 '신중'…종부세 강화·담뱃세 인하 '반대'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김 후보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담뱃세 인하 요구에 대해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법인세는 조세 감면과  비과세 감면 등 다른 측면 모든 것을 고려한 뒤에 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기본적으로 계승하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 때 실시한 종합부동산세제 등 세금정책도 계승할 것이냐"고 질의한데 대해 김 후보자는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선 "지금 세정당국 입장에서는 내년에 시행하기에 준비를 하고 있으나, 종교인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정부에서 인상했던 담뱃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선 "저소득층에 대한 형평성 문제나 담배가격 부담 문제는 동의하지만 정책일관성도 중요하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증여 등을 차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편법증여는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 국민들의 박탈감이 크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에 여러 검토를 해서 사전에 (편법증여 등을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