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대 기업, 소득 비중보다 세부담 적어
법인세 공제 감면 혜택 집중 탓
"법인세 강화는 조세개혁의 첫 단추"

우리나라의 재벌 대기업이 벌어들인 소득보다 세금 부담은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비과세·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과다한 공제 혜택으로 인해 재벌 기업의 유효세율은 되려 중소기업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2013~2015년 법인세 비용 상위 10대 기업 법인세 신고 현황'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대 기업은 전체 기업소득의 16.9%를 벌면서 세금은 14.9%만 부담했다.

재벌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은 매년 증가세다. 10대 기업의 소득금액은 2013년 36조2710억원에서 2014년 45조5180억원, 2015년 49조2730억원이었다. 3년 간 기업전체 소득금액의 평균 16.9%를 차지했다.

반면, 이들 기업이 부담한 법인세는 소득수준만큼 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법인세는 4조3441억원, 5조9282억원, 6조4052억원으로, 3년 전체 법인세의 평균 14.9%이었다.

10대 기업이 소득보다 낮은 세금 부담을 안고 있는데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공제감면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0대 기업 법인세 공제감면세액은 3조8592억원, 3조5762억원, 4조1179억원에 달했다. 3년 평균 전체 법인세 공제감면액의 41.7%에 육박했다. 소득의 2.5배나 되는 과다한 공제감면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소리다.

외국에서 낸 세금을 공제해주는 부분을 제외하면 어떨까. 국내에서의 정책적 목적하에 받은 공제감면세액도 2조3579억원, 1조8642억원, 1조8420억원으로 국내공제감면 총액(3년 평균)의 33.1%를 차지했다. 

특히 10대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세금도 다른 기업보다 낮다.

이들 기업의 소득 대비 법인세 비율인 '유효세율'은 2015년 기준 13.0%로 재벌기업(14.98%)이나 비재벌일반기업(15.97%)에 비해 훨씬 낮았다. 더욱이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의 평균 유효세율 14.48%보다 아래였다.

10대 기업이 국내외 납부한 세금까지 포함한 유효세율은 19.16%으로, 재벌 대기업(20.17%)보다 1.01%p 더 낮은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 직전인 2009년과 2015년 유효세율을 비교했을 때도 재벌기업의 세부담이 다른 기업에 비해 낮았다. 이 기간 재벌기업 유효세율(소득 대비 법인세 비중)은 4.03%p 낮아진 반면, 비재벌대기업은 2.06%p, 중소기업은 2.38%p 하락하는데 그쳤다.

김 의원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되어 있는 만큼 법인세 인상은 문재인 정부 조세개혁의 첫걸음이자 가장 기본적인 공약재원 마련 방안"이라면서 "실효세율 인상과 더불어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