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의 소득은 늘어난 반면 저소득층 소득은 시간이 갈 수록 뒷걸음질 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근로장려금(EITC) 등으로 취약계층의 소득 분배를 개선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계층간 소득불평등 심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주기 위해 근로장려금의 지급액을 현 수준에서 더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 안팎에서는 근로장려금의 수급기준을 확대하거나 지급금액을 상향하는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장려금은 일은 하지만 소득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에 현금을 지급하는 '근로연계형 소득지원' 제도. 일정 금액 이하의 소득 기준을 갖췄을 때 단독가구는 최대 77만원, 홑벌이 가구 최대 185만원, 맞벌이 가구는 최대 230만원의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그간 근로장려금의 수혜 폭은 성큼 성큼 커져왔다.

지난해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가구 당 최대 금액을 230만원(종전 210만원)으로 올리고, 신청자격 가운데서 '일시적 2주택을 포함한 1세대1주택'이라는 주택요건을 조문에서 삭제시켰다. 올해는 단독가구 거주자의 연령을 40세 이상에서 30세 이상으로 낮췄다.

근로장려금의 지급액도 매년 증가세다.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2014년 7745억원에서 2015년 1조565억원, 지난해 1조574억원을 기록하며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저소득층 지원에도 불구, 소득 불평등이 워낙 심각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은 5.45로 1년 전(5.11)보다 늘었다.

이 비율은 상위 20% 계층(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인데, 값이 상승할수록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 격차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1분위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2만7000원 줄어든 72만9000원인 반면, 5분위의 소득은 397만2000원으로 같은 기간 10만7000원 늘었다.

근로장려금의 수혜층을 늘리는 조치가 올해 이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소득재분배 효과를 검토하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제도 손질을 강행한다는 것은 재정 등 측면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형편.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근로장려금의 지급액을 늘리는 안이 담길 가능성은 떨어진다"며 "제도 효과를 점검하면서 중기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10조원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재원으로 근로·자녀장려금 수급인 저소득 가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약 1조여원의 재원을 가지고 이들 가구에 30만원~50만원 수준에서 지역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