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찬 한국세무사회장을 중심으로 한 세무사회 집행부가 제대로 한 건 터뜨렸다.

그동안 세무사 업계를 위협하던 난제 하나를 풀어냈기 때문이다.

한국세무사회는 복식부기의무자가 추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과세관청이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및 창업중소기업세액감면 적용을 배제하고 감면세액을 추징한 것과 관련해 제기됐던 조세불복청구에 대해 조세심판원이 지난 19일, 인용결정(납세자 승소)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중소기업 중 법령에서 정한 일부 업종에 대해 일정 비율(지역, 규모에 따라 5~30%) 세금을 감면해주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을 명시하고 있다.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은 당초 복식부기의무자가 추계신고를 하더라도 세액감면은 인정되어 왔다는 것이 세무사회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국세청이 '복식부기의무자의 추계신고의 경우 과세표준 확정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의 적용은 배제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세무사 업계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세청의 유권해석으로 순식간에 건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9만여건의 세금추징 대상(2015년 귀속분 이전 7년간 신고분)이 발생했다.

게다가 세무사들의 경우 손해배상을 이유로 감면세액의 50%(연 10.95%)가 넘는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사업자에 대한 세무사로서의 신뢰에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위기였다.

이에 세무사회는 심판청구를 담당한 세무사회원에 대한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이다.

특히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감면받은 세액이 추징되더라도 납부불성실가산세는 면제되도록 하는 예규해석(지난 3월17일자)을 받았다.

아울러 집행부 중심의 T/F를 구성해 '추계신고 감면배제는 잘못'이라는 심판청구건을 조세심판원합동회의에 상정되도록 추진했고, 소득세·법인세 실무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배택현·김두천 세무사를 복수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하도록 지원해 세무사회가 연구한 논리와 자료 등을 꾸준히 제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 19일 조세심판원으로부터 '복식부기의무자가 추계 신고하여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및 창업중소기업세액감면을 받았더라도 이러한 감면을 배제하여 추징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인용결정문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추계신고에 대한 가산세 감면 유권해석 및 감면세액 추징 불가 인용결정에 이어 추계신고로 감면을 받은 후 세무서의 수정신고 안내로 이미 감면세액을 납부한 경우 경정청구 등의 절차를 통해 구제될 수 있도록 국세청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면 없이 추계신고한 2015년 이전 귀속분에 대한 감면여부에 대해서도 경정청구 등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운찬 세무사회장은 "지난 7년 동안 추계신고해 감면받았던 약 9만여건에 대한 추징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해왔다"며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조세심판원장 등 다양한 공직경험과 전문성이 회원들의 근심·걱정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