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2017년 1분기 영업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0대 건설사들이 1분기 일제히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부실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고 안정궤도에 들어선 듯 한 모습을 보였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말 빅배스(big bath·대규모 손실처리) 단행으로 시장에 어닝쇼크를 던졌으나 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현대·포스코·대우·대림·GS·현대ENG·롯데·SK·현산 등 10대 건설사들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사업 호조와 신규 사업 착공 등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4조 1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으나 가장 돋보이는 성적표를 내놨다. 영업이익도 228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4%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순이익은 439억원으로 49.5%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단순 평가손실로 순이익이 줄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공사, 사우디 에탄 회수처리시설 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와 가락시영 재건축 현장 등 국내 주택 현장에서 매출 증가가 이뤄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전년 동기에 비해 2.9% 감소한 지난 1분기 2조 711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910억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작년 1분기 잠재손실 반영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물산 건설측은 "부실 프로젝트 종결, 국내외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진행, 경영체질 개선 등으로 턴어라운드했다"며 "매출은 하이테크 공사 준공 임박 등 일부 대형 공사 마무리 공정 수행으로 다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매출액 3위는 시공능력평가 6위의 GS건설이 연결기준 2조 7009억원으로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2012년 2분기 이후 4년 9개월 만에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매출액은 2.4%, 영업이익은 102.7% 늘었다.

영업이익 흑자는 2014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이어져 2013년 해외부실 어닝쇼크에서 벗어나 안정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는 일부 해외 부실 사업장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하반기에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환율하락으로 인한 해외자산 평가액 하락으로 674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GS건설측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원화로 환산한 해외자산 평가액이 낮아진 일시적 현상으로 현금흐름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건축과 인프라 등 양호한 사업장의 이익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연결기준 매출액 2조 6401억원으로 시공능력평가와 같은 4위의 매출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건설 다음으로 높은 2211억원을 기록하며 새출발에 성공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 실적이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매출액은 3.2%, 영업이익은 171% 늘었으며 순이익은 191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 회사는 작년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잠재부실을 제거하는 결단을 내리면서 4분기 76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1분기 만에 충격을 모두 씻어낸 모습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부문 호조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낸 해외부문도 추가 손실의 여지가 없다"며 "1분기에만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인 7000억원의 31%를 달성해 연간 목표도 무난하게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림산업은 계열사들의 고른 성장 덕분에 업계 5위를 기록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 5114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 순이익 14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26%, 순이익은 382% 상승했다.

이 회사는 석유화학과 국내주택 사업의 호조 지속, 연결종속법인의 실적호전이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사업부는 지난해 공급한 주택의 공사가 본격화돼 실적호조가 지속됐고 해외 사업비중이 높은 플랜트사업도 흑자전환됐다"며 "석유화학사업부는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 매출이 늘었고 사우디 현지법인의 흑자전환 등에 힘입어 연결종속법인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6400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 순이익 504억원으로 집계해 공시했다.

매출액은 5.8%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97.8%, 378.8% 증가했다. 지난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4분기 기록한 대규모 영업손실이 1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터닝포인트를 마련한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529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1%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504억원으로 같은 기간 12.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196억원으로 52.3% 늘었다.

SK건설은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1조 4693억원, 영업이익 442억원, 순이익 180억원으로 발표했다. 전년 동기에 비교하면 매출액 12.2%, 영업이익 3.1%, 순이익 5.8%씩 모두 하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건설은 주택사업 호조에 힘입어 상당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1조 1426억원, 영업이익 982억원, 순이익 317억원으로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각각 40.2%, 84.8%, 132.5% 대폭 상승했다.

현대산업개발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 1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1410억원으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다음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순이익은 1028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에 비교할 때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64.3%, 순이익은 111.9%씩 모두 증가했다. 실적 흐름도 양호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적자를 기록한 이후 이듬해부터 올 1분기까지 꾸준한 흑자 성적표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산업개발측은 "신규 주택사업 착공과 공정 본격화에 따른 매출증가, 기존 현장 원가율 개선 영향으로 수익성이 확대됐다"며 "확보된 현금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신규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