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탈세 세무사' 실명 공개가 전혀 불편하지 않는 이유	2017.05.15
◆…"탈세 조력했다간 신상 탈탈 털릴 각오 하세요" =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6일 열린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세무대리인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불법 세무대리인들로부터 납세자의 피해를 막고자 한다는 차원에서다. 그동안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의 이름을 익명 처리됐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납세자들의 탈세를 조력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의 명단을 여과없이 공개하고 나섰다. 그동안 성(姓)만 제외하고 이름은 'OO'으로 표기, 노출을 피했지만 최근 불거진 이른바 'Y세무사 탈세스캔들' 사태를 겪으면서 불법 세무대리 행위를 저지른 세무대리인들로 인한 추가적인 납세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달 26일 '제106차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세무사법상 성실의무 규정 등을 위반한 10명의 세무대리인들을 징계하고, 이들의 성명을 관보에 공개했다. 앞서 3월에 열린 세무사징계위원회까지는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을 익명 처리했다. 2015년 8월 행정자치부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조치 이후 익명 처리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행자부는 전 정부부처에 '민감한 개인정보는 가급적 노출을 자제 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이름, 건물명, 주민등록번호 등을 OO으로 표시하도록 사례까지 포함시켰다. 개인정보 공개가 가진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이름까지 노출시키는 것이 '과잉'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의 이름을 노출시키지 않더라도, 해당 세무대리인이 누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등록번호'가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납세자들로서는 등록번호만 가지고서 불법 행위로 징계를 받았던 세무대리인이 맞는지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성명 공개가 크지는 않지만 불법 세무대리인을 가려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여과 장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성명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면서도 "납세자들이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을 보다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불법 세무대리인들의 현황을 보다 손쉽게 알 수 있도록 명단공개 창구를 더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세무사법상 징계를 받는 세무대리인들은 관보,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되어 있으나 명단 공개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 수 천명의 프리랜서 사업자의 기장을 맡아 경비내역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세금을 부당하게 환급받도록 조력해준 Y세무사도 2015년 불법 세무대리 혐의로 과태료 650만원 징계처분을 받았었지만 이후에도 버젓이 시장을 활보하고 다녔다. 당시 행자부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조치가 있기 전이었고, 관보를 통해 Y세무사의 성명이 공개됐었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프리랜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세무대리를 계속해 왔다. 이에 고액세금을 체납한 납세자들처럼 국세청 홈페이지에 게시해 세무대리인에 대한 검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무대리인을 관리·감독하는 국세청은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세무사법 시행령)을 바꿔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기재부와 협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세무대리업계 한 관계자는 "징계 세무대리인들의 신상 공개 창구를 넓힐 경우 너무 가혹하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라며 "부끄러운 일이지만 두 번 다시 Y세무사 사례와 같은 세무대리 문란행위가 재발하지 않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업계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무대리업계 안팎에서는 불법을 저지른 세무대리인들을 업계 차원에서 자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수의 '미꾸라지' 때문에 세무대리 업계 전체가 '불법집단'으로 매도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백운찬 세무사회장도 최근 "세무사의 윤리의식 강화만이 조세전문가로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며 "세무비리 5대 악이라고 지적되는 명의대여, 탈세상담, 금품수수, 부정세무계산서작성, 회원 단합 저해행위를 우리 스스로 찾아내고 제보하여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무사회는 최근 세무사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명의대여 및 무자격 세무대리 근절을 위한 고발 및 제보 코너를 신설하고, 일반 국민들도 제보 등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제보의 중요도 및 위반사항 심각성 정도를 저울질해 최대 500만원의 포상금을 제보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탈세 세무사' 실명 공개가 전혀 불편하지 않는 이유

2017.05.15

◆…"탈세 조력했다간 신상 탈탈 털릴 각오 하세요" =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6일 열린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세무대리인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불법 세무대리인들로부터 납세자의 피해를 막고자 한다는 차원에서다. 그동안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의 이름을 익명 처리됐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납세자들의 탈세를 조력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의 명단을 여과없이 공개하고 나섰다.

그동안 성(姓)만 제외하고 이름은 'OO'으로 표기, 노출을 피했지만 최근 불거진 이른바 'Y세무사 탈세스캔들' 사태를 겪으면서 불법 세무대리 행위를 저지른 세무대리인들로 인한 추가적인 납세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달 26일 '제106차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세무사법상 성실의무 규정 등을 위반한 10명의 세무대리인들을 징계하고, 이들의 성명을 관보에 공개했다.

앞서 3월에 열린 세무사징계위원회까지는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을 익명 처리했다. 2015년 8월 행정자치부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조치 이후 익명 처리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행자부는 전 정부부처에 '민감한 개인정보는 가급적 노출을 자제 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이름, 건물명, 주민등록번호 등을 OO으로 표시하도록 사례까지 포함시켰다. 개인정보 공개가 가진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이름까지 노출시키는 것이 '과잉'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의 이름을 노출시키지 않더라도, 해당 세무대리인이 누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등록번호'가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납세자들로서는 등록번호만 가지고서 불법 행위로 징계를 받았던 세무대리인이 맞는지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성명 공개가 크지는 않지만 불법 세무대리인을 가려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여과 장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성명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면서도 "납세자들이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을 보다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불법 세무대리인들의 현황을 보다 손쉽게 알 수 있도록 명단공개 창구를 더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세무사법상 징계를 받는 세무대리인들은 관보,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되어 있으나 명단 공개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 수 천명의 프리랜서 사업자의 기장을 맡아 경비내역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세금을 부당하게 환급받도록 조력해준 Y세무사도 2015년 불법 세무대리 혐의로 과태료 650만원 징계처분을 받았었지만 이후에도 버젓이 시장을 활보하고 다녔다.

당시 행자부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조치가 있기 전이었고, 관보를 통해 Y세무사의 성명이 공개됐었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프리랜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세무대리를 계속해 왔다.

이에 고액세금을 체납한 납세자들처럼 국세청 홈페이지에 게시해 세무대리인에 대한 검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무대리인을 관리·감독하는 국세청은 "징계를 받은 세무대리인들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세무사법 시행령)을 바꿔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기재부와 협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세무대리업계 한 관계자는 "징계 세무대리인들의 신상 공개 창구를 넓힐 경우 너무 가혹하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라며 "부끄러운 일이지만 두 번 다시 Y세무사 사례와 같은 세무대리 문란행위가 재발하지 않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업계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무대리업계 안팎에서는 불법을 저지른 세무대리인들을 업계 차원에서 자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수의 '미꾸라지' 때문에 세무대리 업계 전체가 '불법집단'으로 매도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백운찬 세무사회장도 최근 "세무사의 윤리의식 강화만이 조세전문가로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며 "세무비리 5대 악이라고 지적되는 명의대여, 탈세상담, 금품수수, 부정세무계산서작성, 회원 단합 저해행위를 우리 스스로 찾아내고 제보하여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무사회는 최근 세무사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명의대여 및 무자격 세무대리 근절을 위한 고발 및 제보 코너를 신설하고, 일반 국민들도 제보 등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제보의 중요도 및 위반사항 심각성 정도를 저울질해 최대 500만원의 포상금을 제보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