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국세청이 외국계 증권사들의 주식워런트증권(ELW) 헤지 이익에 대해 과세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낸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크레디트스위스(CS) 측의 회계 처리는 세법 규정에 따른 것으로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크레디트스위스(CS)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ELW 헤지(위험 회피) 이익에 과세한 885억원의 세금이 부당하다며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진행된 2심(고법)에서도 법원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주장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885억원 중 876억원을 반환하도록 판결한 바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외 BoA메릴린치에 부과한 680억원, 골드만삭스에 부과한 330억원, UBS증권에 부과한 327억원에 대해서도 원고 승소가 확정되면서 반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 외국계 증권사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했으며, 총 2226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이 ELW 유동성 공급자(LP)로서 자신들이 입은 손실을 장외 파생상품으로 헤지한 뒤 특정 연도의 손실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과세를 회피했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이들이 비싼 발행 가격에 ELW를 사들인 뒤 장외 파생상품을 통해 손실이 나지 않도록 헤지를 해놓고도 낮은 가격에 팔아 발생한 손실을 부당하게 손금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ELW 만기에 헤지를 통해 발행가와 시가 간의 차액 손실을 보전할 수 있고, 나중에 헤지를 통해 얻을 이익에 대해서도 미리 과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는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미리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과세에 반발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크레디트스위스 측의 회계 처리는 세법 규정에 따른 것으로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고법)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국세청은 크레디트스위스에 876억원 등 총 2000억원 가량의 세금을 환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