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사진=조세일보 사진DB)

"회계투명성을 높이려면 지정감사제 확대가 꼭 뒷받침돼야 합니다. 지금이 지정감사제 확대의 최적기이며 새 정부에서 지정감사제 확대에 힘을 실었으면 합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10일 조세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회계투명성 제고가 곧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회계투명성 제고의 중심에 서있는 '지정감사제 확대'가 새 정부에서 꼭 이행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중경 회장은 "회계투명성이 낮을수록 금융자원 배분이 왜곡되고 이는 결국 국가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이 낮은 것은 외부감사 자유수임제 실패에서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지정감사제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16년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조사국 61개국 가운데 최하위인 61위에 그쳤다.

최중경 회장은 "회계투명성이 높아지면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져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며 "회계투명성 제고의 중심에 서있는 '지정감사제 확대'는 새 정부 공약 1호인 '일자리 창출'과 자연스럽게 접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생경제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지정감사제 확대는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서 '재벌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진정한 재벌개혁은 기업 회계투명성 제고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한다"며 "회계정보의 1차 생산자는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도 재벌개혁과 더불어 회계가 투명해지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외부감사를 통해 대리인 비용을 줄여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새 정부에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만큼 회계전문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하는데도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회계투명성과 관련해 지정감사제 확대, 기업 회계규율 정비 등을 통한 불법 부당회계 방지를 비롯해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형량·양형 강화 ▲시세조정 손해배상소송 소멸시효 확대 등을 공약했다. 

지정감사제는 자유수임 계약에 의한 감사인독립성 훼손의 완화, 투자자보호 등을 위해 금융당국이 특정사유를 갖춘 기업에 감사인을 직접 정해주는 제도다. 자유수임제는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이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을 직접 고를 수 있게 하는 제도이며 1980년대 초 처음 도입됐다.

회계업계는 현행 외부감사 자유수임제 하에서는 감사대상 회사와 감사인 사이에 '갑을관계'가 형성돼 감사인의 독립성이 상실돼 회계투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계업계는 지정감사제가 확대될 경우 감사인의 독립성이 신장되고 교섭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결과 회계감사 산출물의 공공성도 좋아지고 이로 인해 조기경보의 기능도 발휘될 수 있어 종국적으로 감사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