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①너무 뻔한 수법, 글로벌기업 꼼수에 '눈뜨고 코베이는' 한국	2017.05.08
한국오라클, 수 년 동안 2조원대 수익 빼돌리기, 3천억 세금 '쾅'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이용 전형적 수법…'소송전' 결과 주목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소재지국 본사에 보내는 과정에서 세부담이 적은 '조세회피처(TaxHaven)'를 경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피 문제는 '구글세(Google Tax : 특허료 등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도 조세조약이나 세법을 악용해 세금을 내지 않았던 다국적 기업에 부과하기 위한 세금)' 논란을 촉발시키는 등 수 년 전부터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어 왔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떤 측면에서보면, 누구나 예측이 가능할 정도의 너무 뻔한 수법의 조세회피이지만 한국은 물론 세계 주요국들도 원천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뾰족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불거진 국세청과 오라클의 수 천억 세금을 둘러싼 분쟁은 2000년대 중반 론스타 펀드 사건 이후 잠재해 있던 외국계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또 다른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금탈루 덜미 잡힌 오라클…국세청으로부터 3000억원의 법인세를 부과받은 한국오라클이 법인세 취소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한국오라클은 2008년부터 아일랜드의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국내에서 거둔 수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 한국오라클에 "세금 3000억원 내라" 왜? 국세청은 최근 세계적 소프트웨어 제조 업체인 글로벌기업 오라클의 한국 법인인 '한국오라클'에 대해 30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부과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오라클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소프트웨어 사용료 명목으로 미국 본사에 보내고 있는데, 수 조원에 이르는 사용료 소득에 대한 세금을 국내에 단 한 푼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아일랜드에 세운 회사가 일종의 '절세 통로(도관회사 : 실질적인 소득이나 자산에 대한 지배 및 관리권 없이 조세회피 목적만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이용됐는데, 국세청은 이를 편법적인 조세회피로 판단한 것이다.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한국오라클은 "편법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한국오라클은 과세의 부당성의 여부를 두고 조세심판원에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지난해 11월 기각 판정(납세자 패소)을 받았다. 이에 올해 2월 서울행정법원에 법인세 취소 소송을 제기, 국세청과 한국오라클은 '역대급 규모'의 소송전에 휘말려든 상태다. ◆조세회피 맞는데 오리발은…지난해 11월 조세심판원이 국세청의 처분에 잘못이 없음을 이유로 한국오라클이 청구한 심판사건을 기각했다. 아일랜드에 세운 회사가 조세회피 목적만을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라는 이유에서다. 사진 = 조세심판원 심판결정문 캡쳐. 심판원은 왜 오라클 손을 뿌리쳤나 현재 한국과 미국이 맺은 조세조약(이중과세방지협약)에 따라, 국내 기업이 미국 기업에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냈을 때, 이 중 15%를 국내에서 원천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이 규정에 따라 한국 국세청에 세금을 납부해 왔다. 그런데 한국오라클은 돌연 사용료 지급지를 미국 본사에서 아일랜드에 세운 '오라클서비스'로 전환했다. 한국과 아일랜드 조세조약을 적용하면 한국오라클이 아일랜드 지사에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보내게 되면 따로 국내에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한국오라클은 2008년부터 시작, 2014년까지 7년 동안 2조원의 수익을 아일랜드 지사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수수료의 15%인 약 3000억원이 내야 할 법인세였지만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지난 2014년 7월~11월 기간 동안 한국오라클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한 국세청이 부과한 연도별 세액(법인세)은 2008년 173억원, 2009년 251억원, 2010년 203억원, 2012년 1098억원, 2013년 708억원, 2014년 711억원 등 3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한국오라클이 조세불복을 제기하면서 세금분쟁이 본격화됐다. 쟁점은 아일랜드에 세워진 오라클서비스가 사용료의 수익적 소유자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였다. 오라클서비스가 아일랜드에 세금을 납부할 경우에는 6.25%의 낮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조세조약상 사용료의 수취자가 수익적 소유자인 '거주자'여야만 특례세율을 적용할 수 있는데, 국세청은 아일랜드 회사가 실제 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만든 회사가 아니라고 봤다. 그저 수취한 돈을 다시 전달하는 '도관'에 불과할 뿐, 수령한 사용료를 완전히 지배·통제할 권한이 없다는 근거를 들며 수익적 소유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한국오라클이 아일랜드 회사의 임직원이랍시고 제출한 9명의 명단을 검토한 결과 이들이 10개 이상의 법인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등 오라클서비스의 업무만을 전담하는지 여부 또한 대단히 불분명했다. 한국오라클은 "오라클서비스는 미국 본사로부터 소프트웨어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이관 받았다"며 실제 사업 활동을 회사라고 어필했지만, 조세심판원은 아일랜드 회사가 아닌 미국 모법인을 사용료의 수익적 소유자로 보고 법인세를 과세한 국세청의 처분에 정당성을 인정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아일랜드 회사가 지적재산권을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고, 단지 한국오라클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회사들에게 오라클 프로그램 등을 판매·배포하고 그에 따른 사용료를 수취할 권리만을 이전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국 국세청의 정보교환요청에 대해 아일랜드 국세청이 '오라클서비스가 세법상 (아일랜드)거주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다고 회신한 부분도 심판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국세청-오라클 세금분쟁…'제2의 론스타'로 진화하나 막대한 투자 이익을 거두고도 조세를 회피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0년대 중반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키기도 했던 '론스타 펀드' 사건이 있다. 론스타는 사모펀드라 글로벌 기업으로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지만, '고정사업장(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행하는 고정된 장소)'에 대한 국제기준을 이용해 조세회피를 시도한 케이스다. 론스타는 2001년 벨기에 소재 자회사인 '스타홀딩스' 명의로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현 강남파이낸스센터) 빌딩을 사들인 뒤 2004년 되팔면서 2450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린 후 양도소득세는 10원 짜리 한 장 내지 않은 채 수익을 펀드 투자자들에게 배분했다. 국세청은 빌딩 매각 작업을 주도한 것은 국내 고정사업장인 '론스타코리아'이며, 이에 론스타코리아가 실질적 수익자이기 때문에 양도세 등을 부과했다. 하지만 론스타는 실질적 수익자는 벨기에 소재 '스타홀딩스'이며 한-벨기에 조세조약상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맞섰다. 2005년 4월 국세청은 론스타코리아의 고정사업장 여부에 대한 증거물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국세청 조사요원들과 론스타코리아 직원들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국세청과 론스타의 세금분쟁은 수 년 동안에 걸쳐 진행된 끝에 국세청의 승소로 종결됐다. 벨기에 소재 법인은 실체가 없는 도관회사에 불과하다는 국세청의 과세논리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국내 법원에서의 다툼은 종결됐지만, 여전히 국세청과 론스타의 세금분쟁은 끝나지 않았다. 론스타 측이 지난 2012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소송을 제기, 46억7950만 달러(약 5조5000억원)의 배상을 요구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오라클은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 법인세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즉 이제 막 소송전이 시작됐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법원 판결까지 적어도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지금 현재도 한국오라클은 사용료 소득을 아일랜드 소재 법인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세청도 소송전이 진행되는 동안에 발생하는 과세분에 대해서는(2015년 이후분) 법인세를 부과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300~400억원 이상의 법인세가 추가되기 때문에 불성실신고에 따른 가산세 등까지 합쳐질 경우 최종적으로 대법원 판결시까지 오라클에 대한 세금은 5000~6000억원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한국오라클의 조세회피 행위를 두고 국내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유한회사'를 방패막 삼아 숨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민낯'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수년 사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유한회사 체제로 돌아선 것은 세금회피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있는 외국계 유한회사가 비슷한 조세회피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 이들 기업이 해외로 보내는 수익 구조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시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①너무 뻔한 수법, 글로벌기업 꼼수에 '눈뜨고 코베이는' 한국

2017.05.08

한국오라클, 수 년 동안 2조원대 수익 빼돌리기, 3천억 세금 '쾅'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이용 전형적 수법…'소송전' 결과 주목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소재지국 본사에 보내는 과정에서 세부담이 적은 '조세회피처(TaxHaven)'를 경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피 문제는 '구글세(Google Tax : 특허료 등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도 조세조약이나 세법을 악용해 세금을 내지 않았던 다국적 기업에 부과하기 위한 세금)' 논란을 촉발시키는 등 수 년 전부터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어 왔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떤 측면에서보면, 누구나 예측이 가능할 정도의 너무 뻔한 수법의 조세회피이지만 한국은 물론 세계 주요국들도 원천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이 뾰족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불거진 국세청과 오라클의 수 천억 세금을 둘러싼 분쟁은 2000년대 중반 론스타 펀드 사건 이후 잠재해 있던 외국계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또 다른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금탈루 덜미 잡힌 오라클…국세청으로부터 3000억원의 법인세를 부과받은 한국오라클이 법인세 취소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한국오라클은 2008년부터 아일랜드의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국내에서 거둔 수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 한국오라클에 "세금 3000억원 내라" 왜?

국세청은 최근 세계적 소프트웨어 제조 업체인 글로벌기업 오라클의 한국 법인인 '한국오라클'에 대해 30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부과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오라클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소프트웨어 사용료 명목으로 미국 본사에 보내고 있는데, 수 조원에 이르는 사용료 소득에 대한 세금을 국내에 단 한 푼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아일랜드에 세운 회사가 일종의 '절세 통로(도관회사 : 실질적인 소득이나 자산에 대한 지배 및 관리권 없이 조세회피 목적만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이용됐는데, 국세청은 이를 편법적인 조세회피로 판단한 것이다.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한국오라클은 "편법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한국오라클은 과세의 부당성의 여부를 두고 조세심판원에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지난해 11월 기각 판정(납세자 패소)을 받았다.

이에 올해 2월 서울행정법원에 법인세 취소 소송을 제기, 국세청과 한국오라클은 '역대급 규모'의 소송전에 휘말려든 상태다.

◆조세회피 맞는데 오리발은…지난해 11월 조세심판원이 국세청의 처분에 잘못이 없음을 이유로 한국오라클이 청구한 심판사건을 기각했다. 아일랜드에 세운 회사가 조세회피 목적만을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라는 이유에서다. 사진 = 조세심판원 심판결정문 캡쳐.

심판원은 왜 오라클 손을 뿌리쳤나

현재 한국과 미국이 맺은 조세조약(이중과세방지협약)에 따라, 국내 기업이 미국 기업에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냈을 때, 이 중 15%를 국내에서 원천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이 규정에 따라 한국 국세청에 세금을 납부해 왔다.

그런데 한국오라클은 돌연 사용료 지급지를 미국 본사에서 아일랜드에 세운 '오라클서비스'로 전환했다. 한국과 아일랜드 조세조약을 적용하면 한국오라클이 아일랜드 지사에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보내게 되면 따로 국내에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한국오라클은 2008년부터 시작, 2014년까지 7년 동안 2조원의 수익을 아일랜드 지사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수수료의 15%인 약 3000억원이 내야 할 법인세였지만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지난 2014년 7월~11월 기간 동안 한국오라클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한 국세청이 부과한 연도별 세액(법인세)은 2008년 173억원, 2009년 251억원, 2010년 203억원, 2012년 1098억원, 2013년 708억원, 2014년 711억원 등 3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한국오라클이 조세불복을 제기하면서 세금분쟁이 본격화됐다. 쟁점은 아일랜드에 세워진 오라클서비스가 사용료의 수익적 소유자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였다.

오라클서비스가 아일랜드에 세금을 납부할 경우에는 6.25%의 낮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조세조약상 사용료의 수취자가 수익적 소유자인 '거주자'여야만 특례세율을 적용할 수 있는데, 국세청은 아일랜드 회사가 실제 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만든 회사가 아니라고 봤다.

그저 수취한 돈을 다시 전달하는 '도관'에 불과할 뿐, 수령한 사용료를 완전히 지배·통제할 권한이 없다는 근거를 들며 수익적 소유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한국오라클이 아일랜드 회사의 임직원이랍시고 제출한 9명의 명단을 검토한 결과 이들이 10개 이상의 법인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등 오라클서비스의 업무만을 전담하는지 여부 또한 대단히 불분명했다.

한국오라클은 "오라클서비스는 미국 본사로부터 소프트웨어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이관 받았다"며 실제 사업 활동을 회사라고 어필했지만, 조세심판원은 아일랜드 회사가 아닌 미국 모법인을 사용료의 수익적 소유자로 보고 법인세를 과세한 국세청의 처분에 정당성을 인정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아일랜드 회사가 지적재산권을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고, 단지 한국오라클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회사들에게 오라클 프로그램 등을 판매·배포하고 그에 따른 사용료를 수취할 권리만을 이전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국 국세청의 정보교환요청에 대해 아일랜드 국세청이 '오라클서비스가 세법상 (아일랜드)거주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다고 회신한 부분도 심판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국세청-오라클 세금분쟁…'제2의 론스타'로 진화하나

막대한 투자 이익을 거두고도 조세를 회피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0년대 중반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키기도 했던 '론스타 펀드' 사건이 있다. 론스타는 사모펀드라 글로벌 기업으로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지만, '고정사업장(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행하는 고정된 장소)'에 대한 국제기준을 이용해 조세회피를 시도한 케이스다.

론스타는 2001년 벨기에 소재 자회사인 '스타홀딩스' 명의로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현 강남파이낸스센터) 빌딩을 사들인 뒤 2004년 되팔면서 2450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린 후 양도소득세는 10원 짜리 한 장 내지 않은 채 수익을 펀드 투자자들에게 배분했다.

국세청은 빌딩 매각 작업을 주도한 것은 국내 고정사업장인 '론스타코리아'이며, 이에 론스타코리아가 실질적 수익자이기 때문에 양도세 등을 부과했다. 하지만 론스타는 실질적 수익자는 벨기에 소재 '스타홀딩스'이며 한-벨기에 조세조약상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맞섰다.

2005년 4월 국세청은 론스타코리아의 고정사업장 여부에 대한 증거물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국세청 조사요원들과 론스타코리아 직원들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국세청과 론스타의 세금분쟁은 수 년 동안에 걸쳐 진행된 끝에 국세청의 승소로 종결됐다. 벨기에 소재 법인은 실체가 없는 도관회사에 불과하다는 국세청의 과세논리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국내 법원에서의 다툼은 종결됐지만, 여전히 국세청과 론스타의 세금분쟁은 끝나지 않았다. 론스타 측이 지난 2012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소송을 제기, 46억7950만 달러(약 5조5000억원)의 배상을 요구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오라클은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 법인세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즉 이제 막 소송전이 시작됐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법원 판결까지 적어도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지금 현재도 한국오라클은 사용료 소득을 아일랜드 소재 법인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세청도 소송전이 진행되는 동안에 발생하는 과세분에 대해서는(2015년 이후분) 법인세를 부과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300~400억원 이상의 법인세가 추가되기 때문에 불성실신고에 따른 가산세 등까지 합쳐질 경우 최종적으로 대법원 판결시까지 오라클에 대한 세금은 5000~6000억원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한국오라클의 조세회피 행위를 두고 국내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유한회사'를 방패막 삼아 숨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민낯'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수년 사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유한회사 체제로 돌아선 것은 세금회피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있는 외국계 유한회사가 비슷한 조세회피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고, 이들 기업이 해외로 보내는 수익 구조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시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