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황필상 증여세 승소 '만시지탄'... 법 재정비해야	2017.05.04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독지가 황필상 박사 증여세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 재판이 상고제기 5년 7개월만에 나왔다. 이 사건은 황 박사가 자신의 수원교차로 주식 90%를 모교인 아주대학에 기부하여 설립한 구원장학재단에 대하여 주식 5% 초과 증여로 인하여 부과된 증여세의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사건이다. 결론은 원고 승소 취지로 미진한 부분의 심리를 위하여 고등법원에 파기환송하는 것으로 나왔다. 주식 기부일로부터 15년, 부과처분일로부터 9년이 흘렀다. 대법관 사이에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다. 원고 패소판결을 파기환송하여야 한다는 대법관 9인의 다수의견에 대하여 과세처분이 충족된 것이므로 처분이 정당한 것이라는 3인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사건은 다시 고등법원에서 파기 이유가 된 출연자의 주도적 설립관여 여부에 대한 쟁점이 다시 심리된 후 종결될 전망이다. 이 사건은 부과처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관할 수원세무서에서 부과여부로 고심한다는 소식도 들렸다. 왜냐하면 황 박사가 기부한 수원 교차로 주식 90% 180억원 상당의 기부에 대하여 가산세 40억원을 포함한 140억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과세권의 행사인지에 대하여 과세관청으로서도 주춤거릴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처럼 세금폭탄이라고 불리 울 수 있는 사건은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이 사건은 출연, 재단 설립준비, 설립허가 및 등기의 일련의 과정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주식출연 제한 규정을 아는 이가 있었다면 애초 일어나지 않을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주식출연 제한 규정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1994년에 종전 20% 출연한도가 현재의 5%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그 조항을 남용한 몇 가지 대기업 사례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재단 출연이라는 우회적 수단을 통하여 증여세를 회피하고 그 주식으로서 관계회사의 그대로 지배권을 행사하는 부작용이 그것이다. 이것이 세법상 주식 출연한도의 축소로 이어졌다. 개인이 아닌 세법에 밝은 법인 차원에서 기부를 계획하였다면 세법조항도 모르고 재단을 설립하는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어쨌든 황 박사와 같은 피해자가 나온 것이 현실이다. 일반의 상식으로 선의의 기부가 세금 폭탄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결국 악의 기부자에 대한 규제가 세법을 잘 모르는 선의의 기부자에게는 함정세법이 되고만 셈이다. 기부는 인간의 이기심에 비추어 기특한 행위이다. 증여는 직계가족 사이에 이루어지는 정도이지 사촌만되어도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 타인에 대한 증여는 공동체에 대한 나눔의 정신없이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직 소송이 최종적으로 종결되지 않았지만 황 박사가 그 동안 겪었던 고초는 제3자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황 박사는 이 사건 진행중 장학재단의 증여세미납으로 증여세 연대납세의무에 따라 가산세가 늘어난 225억원의 부과처분까지 받아 재산이 압류된 바도 있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가정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한 데 대한 마음의 고통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황 박사는 대법원 판결 선고 후 그래도 다시 기부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황 박사는 빈한한 가정 사정으로 정말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모교인 아주대 공대를 거쳐 프랑스에 유학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IST 교수로서 오랫동안 봉직한 교육자이다. 모교 후배를 위한 장학기부의 큰 뜻이 너무 큰 상처를 남겼다. 이 사건은 황 박사, 재단, 과세관청, 법원 어느 누구에 크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보기 드문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황 박사 “과세폭탄사건”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고, 대신 더 많은 황 박사와 같은 “기부자”가 나와야 한다. 우리 현실은 법인기부는 적지 않지만 개인기부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선의의 기부가 선의로 대접받지 않는다면 누가 기부를 할 것인가? 개인기부에 대한 세제혜택을 종전처럼 소득공제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외국의 예처럼 기부자가 장래 곤궁한 처지에 처했을 때 출연재산에서 지원이 가능한 틀도 만들어야 한다.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우리의 기부문화와 철학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이를 토대로 기부를 포함한 공익법제를 재정비하여야 황 박사 사건의 교훈이 가치를 발할 것이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필상 증여세 승소 '만시지탄'... 법 재정비해야

2017.05.04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독지가 황필상 박사 증여세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 재판이 상고제기 5년 7개월만에 나왔다.

이 사건은 황 박사가 자신의 수원교차로 주식 90%를 모교인 아주대학에 기부하여 설립한 구원장학재단에 대하여 주식 5% 초과 증여로 인하여 부과된 증여세의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사건이다.

결론은 원고 승소 취지로 미진한 부분의 심리를 위하여 고등법원에 파기환송하는 것으로 나왔다.

주식 기부일로부터 15년, 부과처분일로부터 9년이 흘렀다. 대법관 사이에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다. 원고 패소판결을 파기환송하여야 한다는 대법관 9인의 다수의견에 대하여 과세처분이 충족된 것이므로 처분이 정당한 것이라는 3인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사건은 다시 고등법원에서 파기 이유가 된 출연자의 주도적 설립관여 여부에 대한 쟁점이 다시 심리된 후 종결될 전망이다.

이 사건은 부과처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관할 수원세무서에서 부과여부로 고심한다는 소식도 들렸다.

왜냐하면 황 박사가 기부한 수원 교차로 주식 90% 180억원 상당의 기부에 대하여 가산세 40억원을 포함한 140억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과세권의 행사인지에 대하여 과세관청으로서도 주춤거릴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처럼 세금폭탄이라고 불리 울 수 있는 사건은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이 사건은 출연, 재단 설립준비, 설립허가 및 등기의 일련의 과정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주식출연 제한 규정을 아는 이가 있었다면 애초 일어나지 않을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주식출연 제한 규정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1994년에 종전 20% 출연한도가 현재의 5%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그 조항을 남용한 몇 가지 대기업 사례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재단 출연이라는 우회적 수단을 통하여 증여세를 회피하고 그 주식으로서 관계회사의 그대로 지배권을 행사하는 부작용이 그것이다. 이것이 세법상 주식 출연한도의 축소로 이어졌다.

개인이 아닌 세법에 밝은 법인 차원에서 기부를 계획하였다면 세법조항도 모르고 재단을 설립하는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어쨌든 황 박사와 같은 피해자가 나온 것이 현실이다. 일반의 상식으로 선의의 기부가 세금 폭탄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결국 악의 기부자에 대한 규제가 세법을 잘 모르는 선의의 기부자에게는 함정세법이 되고만 셈이다.

기부는 인간의 이기심에 비추어 기특한 행위이다. 증여는 직계가족 사이에 이루어지는 정도이지 사촌만되어도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 타인에 대한 증여는 공동체에 대한 나눔의 정신없이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직 소송이 최종적으로 종결되지 않았지만 황 박사가 그 동안 겪었던 고초는 제3자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황 박사는 이 사건 진행중 장학재단의 증여세미납으로 증여세 연대납세의무에 따라 가산세가 늘어난 225억원의 부과처분까지 받아 재산이 압류된 바도 있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가정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한 데 대한 마음의 고통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황 박사는 대법원 판결 선고 후 그래도 다시 기부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황 박사는 빈한한 가정 사정으로 정말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모교인 아주대 공대를 거쳐 프랑스에 유학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IST 교수로서 오랫동안 봉직한 교육자이다. 모교 후배를 위한 장학기부의 큰 뜻이 너무 큰 상처를 남겼다.

이 사건은 황 박사, 재단, 과세관청, 법원 어느 누구에 크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보기 드문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황 박사 “과세폭탄사건”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고, 대신 더 많은 황 박사와 같은 “기부자”가 나와야 한다.

우리 현실은 법인기부는 적지 않지만 개인기부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선의의 기부가 선의로 대접받지 않는다면 누가 기부를 할 것인가?

개인기부에 대한 세제혜택을 종전처럼 소득공제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외국의 예처럼 기부자가 장래 곤궁한 처지에 처했을 때 출연재산에서 지원이 가능한 틀도 만들어야 한다.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우리의 기부문화와 철학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이를 토대로 기부를 포함한 공익법제를 재정비하여야 황 박사 사건의 교훈이 가치를 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