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를 감면해주는 공제제도 가운데서 규모가 큰 연구·인력개발비(R&D) 세액공제,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 R&D 설비투자 세액공제로 대기업이 받는 세금감면액이 많게는 전체의 97%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대기업 중심으로 비과세·감면이 집중되고 있어 법인들 간의 '소득불평등' 악화시키고 있는 지적이다.

24일 박기백·전병욱 서울시립대 교수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의뢰로 작성한 '소득불평등 개선을 위한 조세 및 재정정책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액은 2조7437억원이었는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5.6%였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8004억원에 달한다.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 역시 8919억원의 공제액 중 대기업이 89.0%인 7939억을 차지했으며, 연구·인력개발 설비투자 세액공제(1992억원)도 대기업의 혜택 비중이 97.2%로 감면액은 1937억원이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소득불평등 악화와 함께 비효율적인 인력관리 가능성이 있으며, 투자유발효과도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법인 규모에 따라 '차등적'세액공제로 소득불평등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들의 공제율을 낮춰야 한다는 것인데, 대기업의 공제율을 현행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췄을 때 법인 규모에 따른 세금부담능력이 잘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R&D 세액공제 공제율을 50%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적용할 경우에는 실효세율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4.77%에서 5.32%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으로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는 4.77%에서 5.01%로, R&D 설비투자 세액공제도 4.77%에서 4.88%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에 법인세율을 22%로 인하했던 조치로 지난 10년간 평균적인 법인세 부담은 낮아졌고, 주로 중간 규모의 기업에서 혜택이 가장 컸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

현재 대선 주자들이 법인세율을 현행 22% 세율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이 내놓으면서 차기 정부에서의 증세 기조가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보고서는 법인세율을 3%포인트 올리는 인상안을 최대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기업에 적용했을 때 4조17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과세표준을 1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면 7조4000억원의 세수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